학창시절에 읽었었던 <아들과 연인>은 1권짜리로 별로 두껍지 않은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별로 길지도 않았는데 지루했고 결국 다 읽지 못했었던 거 같다.그리고 10년 후, 지금... 완역판 2권으로 나왔다는 말을 듣고 구입해서 다시 읽어봤는데 읽으면서 계속 감탄을 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이야기의 배경 묘사가 너무나도 치밀하고 섬세해서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되어 그 곳에 서 있는 거 같은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내가 지루해했던 건 이런 섬세한 묘사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여유를 갖고 찬찬히 읽어보면 작품의 섬세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결혼에 실패한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 연인의 품에 있어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 섬세하고 다치기 쉬운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결국 그 사랑을 얻지 못하는 두 여자...혹시 어머니의 병적인 집착이나 마마보이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주인공 폴은 어머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 어머니라는 틀을 깨고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삶을 살아나가려고 한다. 오래간만에 멋진 작품을 접한 거 같다.역시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