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이 책이 소개된 건 꽤 오래 전 일이다. 하지만,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 책에 대해선 약간의 거부감을 갖고 있었기에 이 책 역시 별로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고등학생들도 이 책을 많이 읽고 있었다. 재밌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동화죠, 뭐'그리고 며칠 전 중학교에 입학하는 사촌동생이 읽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또 재밌냐고 물어봤더니 '그저 그래'라고 대답을 했다. 그저 그런 책을 왜 방송에서는 좋다고 그 난리일까? 사촌 동생에게서 빌려서 읽어봤다.괭이부리말이라는 인천의 동네에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였다.학원 다니고 컴퓨터에 빠져 있는 그런 아이들이 아니라 어려운 살림에 쪼들리고 맞벌이 부모님 아래에서 정이 굶주린, 그런 소외된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삐뚤어지거나 못된 건 아니다.이런 환경에서도 어쩜 이렇게 밝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들 씩씩하고 어려움을 잘 참아내는 그런 아이들이었다. 책 속 아이들의 모습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나?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순진하고 해맑은 모습이,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익숙치 않고 덜 자극적이라 깊은 감동을 느끼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재밌지만 그냥 그런 책','그냥 동화'라고 평가를 내리는 걸 보면 말이다. 물론 깊은 감동을 느낀 학생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