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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사랑 ㅣ 청목정선세계문학 8
D. H. 로렌스 지음, 강만식 옮김 / 청목(청목사) / 1989년 4월
평점 :
절판
꼭 읽어봐야지 마음먹고 있었지만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읽게 된 책이다. 도대체 얼마나 야했으면 출판하는데 많은 물의를 일으켰을까...내심 기대감(?)을 갖고 읽어봤다. 요즘 나오는 책들에 비교해봤을 때, 성에 대한 묘사가 적나라한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를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건 사실이다. 같은 시대에 쓰여진 작품들 중에서 성욕이나 성기에 대해 묘사한 책은 아마 이 작품밖에 없을 것이다.
채털리 부인이 남편의 영지의 산지기와 사랑에 빠지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의 마님과 마당쇠의 불륜과 비슷해 우습기도 했었지만, 차츰 부인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전쟁으로 인해 하반신 불구가 된 남편이 소설을 쓰는 일과 광산일로 온통 정신을 쏟고 부인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네주지 못하자, 채털리 부인은 외로움을 느끼고 산지기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결국 채털리 부인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산지기의 아기도 갖게 된다.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하고 세상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산지기도 부인에 대한 열정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채털리 부인과 행복하게 살기로 마음을 먹는다. 채털리 부인과 산지기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나오는 걸로 끝을 맺는 게 아니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산지기의 다짐을 보여주는 편지로 끝을 맺는다. 아마도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리라 생각한다.
단순히 성에 대한 묘사에만 치중한 작품이었다면 지금까지 명작으로 남아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녀간의 따뜻하고 진정한 사랑, 건전한 성의식에 대해 말하고자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끔씩 보여주는 귀족들의 생활, 탄광촌의 모습 등 시대적, 사회적 모습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