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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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이 의금부에서 풀려나 백의종군을 시작할 무렵부터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는 해전이라 할 수 있는 노량해전까지의 이야기를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해놓은 책이다.

 

단순히 이순신하면 거북선,판옥선, 학익진법, 임진왜란,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라는 것밖에 기억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러한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이순신이라는 한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부모와 아내, 자식까지 모두 죽어버린 세상에 홀로 남은 고독.

자신의 어깨에 임금을 짊어지고, 백성을 얹혀놓고 살아야만 한다는 고독.

자신도 인간인지라 매 전쟁이 두렵지만 부하들의 사기를 꺾지 않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내색하지 않아야 하는 고독.

매 순간마다 죽음을 생각하며 전쟁에 임하는 고독.

 

강인하기만 할 줄 알았던 그 분의 내면을 읽어서인지

어느 역사책을 읽었을 때보다 더 진한 여운이 남게 되는 책인 것 같다...

  

 

갑자기 왼쪽 가슴이 무거웠다. 나는 장대 바닥에 쓰러졌다. 군관 송희립이 방패로 내 앞을 가렸다.

송희립은 나를 선실 안으로 옮겼다. 고통은 오래전부터 내 몸속에서 살아왔던 것처럼 전신에 퍼져나갔다.

나는 졸음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다가오는 죽음을 느꼈다.

- 지금 싸움이 한창이다. 너는 내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

내 갑옷을 벗기면서 송희립은 울었다.

-나으리, 총알은 깊지 않사옵니다.

나는 안다. 총알은 깊다. 총알은 임진년의 총알보다 훨씬 더 깊이, 제자리를 찾아서 박혀 있었다.

오랜만에 갑옷을 벗은 몸에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서늘함은 눈물겨웠다. 팔다리가 내 마음에서 멀어졌다.

몸은 희미했고 몸은 멀었고, 몸은 통제되지 않았다.

-북을.......계속........울려라. 관음포.......멀었느냐?

송희립은 갑옷 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북을 울렸다.

  

*** 낭만다람쥐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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