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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평점 :
이 책을 병원 책상위에 올려놓고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하루는 교수님이 들어오셨다가 이 책을 보시고는
"왜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고 있노.."
라고 한마디 하고는 나가셨다.
휴...다행이다. 나만 어려운게 아니었구나..ㅠㅠ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어려울 수도, 쉬울수도 있는 책이다.
단지 4명의 주인공의 연애소설로만 봤을 때는 쉬울 수 있다.
토마시와 테레사,
사비나와 프란츠의 이야기.
(다만, 나로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캐릭터들뿐이었지만.)
그러나 제목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어렵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니...
우리의 존재를 가볍다고 한 이유는 바로 영원히 회귀될 수 없는,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이다.
즉, 인생은 한 번 뿐인거고, 두 번 다시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수 없다.
만약 인생에서 두 번이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기정 사실화 되어있다면 누가 열심히 살겠는가?
지금 열심히 하지 않아도 기회는 또 있을테니.
그러나, 인생은 한 번 뿐.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만나 본 사람 중에 누구랑 결혼을 했어야 가장 옳은 선택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지금 난 A씨와 결혼하지만 이전에 헤어진 B씨가 최고의 배우자였을 수도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C씨가 최고의 배우자일 수도 있지만,
지금이 결혼적령기이기 때문에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할 수 밖에 없는거라고.
즉, 누가 나의 진짜 인연인지는 아직 인생을 다 살아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이럴수가... 우린 누가 진정 나의 운명의 상대인지 죽기 직전까지 알 수 없단 말인가?
그러나 이 또한 생각하기 나름일테니 낙담할 필요는 없다.
지금 만나고 있는, 혹은 나의 배우자가 내 운명이라고 믿으면 된다.
인생은 가벼운거니까 무겁게 자신을 가두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행복을 찾으면 되는거니까.

몇년 뒤에 내가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 좀 더 큰 깨달음을 얻어 별점을 더 주고 싶은 책이다.

영원한 회귀란 신비로운 사상이고, 니체는 이것으로 많은 철학자를 곤경에 빠뜨렸다.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세 번재, 혹은 네 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역사도 개인의 삶과 마찬가지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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