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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의 교실
야마다 에이미 지음, 박유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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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들은 혹시 '편견'에 관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우선, 작가에 대한 편견부터 깨고,)
사람들은 꽤 쉽게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한 다음에는 
쉽게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판단의 근거는 그 결과와 그것이 지속되는 시간에 비하면, 굉장히 미약해서 
겨우 몇 개의 정보에 의존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마치 오랜 시간 관찰하고 판단한 결과인냥 그것을 믿고 그 편견에 따라 행동한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하나의 '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 새로운 편견으로 변형된 진실을 깨기도 한다.
 

'풍장의 교실' 

한 전학생이 자신들에게 나눠져야 할 '사랑'이나 아이들간의 '우정'을 머지않아 파괴할 것이라는  
아이들의 편견, 그 아이에 관한 턱없이 높은 동경과 이후의 맹목적인 괴롭힘과 극복. 그녀 마음의 풍장.
 

'나비의 전족'

 뭔가에 구속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원한다거나,  뭔가를 구속하고 있는 사람만이 강하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편견. 그녀의 그늘은 정말 구속이고, 또다른 그녀의 탈출은 제대로 된 탈출이었을까?
 

'제시의 등뼈'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까지 사랑하는 것은 크나큰 관용이라는 편견과,  그 반대의 것이 옳다는 오만에 대한 편견,
밥과 청소를 해주는 것으로 엄마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편견. 

편견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조차 편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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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우리문고 23
마커스 주삭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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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따뜻하다. '책도둑'에서 보여준 화려한 말놀이, 말이 말을 먹고 말에게 말을 거는 문장들이  

마음 어딘가를 '산산이' 부숴놓는다. 

심장에도 시각이 존재한다면, 눈이 부실 것 같은 말들.  

 

싸우는 루벤 울프, 천하의 약골 카메론 울프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패자는 없다. 

   
 

왜 그 작은 집들마다 창문이 달려 있는 걸까? 세상의 눈길이 안을 들여다보도록 허락하기 위한 것일까? 

아니면 안에서 밖을 내다보기 위해?  

당신은 그 모든 집마다 너무 황폐하고 슬프고 또 찬란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사무치게 느낄 것이다. 

세상은 비록 그걸 보지 못하지만 말이다.

 
   

 

이전 작품들에서도 그랬지만, 메시지가 강하고 따뜻한 작가이다.  

굳이 순위를 매기라면 '책도둑'을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앞부분을 조금 집중해서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다 읽게 될 것이다.  

가볍고 짧고 뻔하지만,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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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1 펭귄클래식 74
샬럿 브론테 지음, 류경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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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빨강머리 앤과 소공녀와 각종 드라마들, 특히 '겨울연가'의 최지우와 배용준을 만난 듯하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와 답답할 정도로 보수적인 인물들의 지나친(?) 배려들로 

책의 두께는 늘어났지만, (그로 인해 로체스터 씨는 얼마나 괴로워했던가!)

중요한 건 '가볍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것.     

머릿 속에서 하나의 연극이 펼쳐지는 기분!  

입에 착착 감기지,는  않는 대사를  

다시금 되뇌여 보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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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개정증보판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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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아버지('뿌리깊은 나무'의 백윤식)도, 세종의 아들('공주의 남자'의 김영철)도,  

세종을 포함하여 모두 

머리가 좋고, 재주가 많으며, 적극적인 인물이다.  

단지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많은 이들을 억압했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그들의 가계도를 보다 보면,  

'아, 왕이란, 왕의 아들이란, 참으로 힘든 자리였겠구나.' 싶다. 

왕이면서도 늘 "아니되옵니다." 하는 신하들에게 시달려야 했고, 

왕자이면서도 늘 선택받은 세자를 포함하여 모두  

자리를 지키려고, 뺏으려고, 그리고  

살아남으려고 전전긍긍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드라마에서조차 주인공에 밀려 드러나지 못한,  

좀더 잘 알려지거나 그렇지 않은 왕들의 삶이 

마치 평범한 이들의 숨겨진 삶처럼 풍부하고 아득하다. 

이 책을 보니 그게 조금 더 잘 보인다.   

 

단, 이 기나긴 소설 아닌 소설들은 천천히 조금씩 읽어야 한다. 

한 사람의 삶을 너무 쉽게 '악역'이나 '조연'으로 단정하고, 다 알려고 드는 건,  

그에 대한 '모독'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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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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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에 이 소설이 연재되고 있었다는 것, 책이 나오기 전에 일어난 이 소설 속의 현실들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걸 나는 잘 몰랐다. 늘 살아가는 일마다에 소극적인 나는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인지 누가 썼는지 알게 된 후에도 더욱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읽어버렸다.  

  그래도 끝까지 이 책을 다 읽게 돼서 다행이다. 영화는 아직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화는 눈을 감으면 모든 게 지나가지만, 삶은 올곧이 다 겪어내야 하는데, 그들이 그 모든 걸 다 겪어냈고 앞으로도 겪어내야 한다니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조차, 무심히 지나치는 발걸음 같다.  누군가는 고통의 한 가운데서 극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데, 그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나의 모든 크고 작은 괴로움들이 그들의 고통에 얽히고 침착되어 새로운 나의 괴로움이 될까봐 항상 멀리 도망다니곤 한다. 무엇무엇 때문이 아니라 결국은 내 마음이 흔들려서 외면하는, 하루하루가, 온통 이 사회가 눈과 귀와 입을 막는 침묵의 도가니다.  모든 '그들'을 위해서라면, 어쩌면, 그들을 외면했다는 죄책감은 너무 가벼운 고통이다.  

  모두 다 힘겹다. 나도 힘들다. 오늘도, 

  작은 억울함 때문에 울고, 울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숨는 나를, 누구든 도와주었으면 하는 내가, 여기서, 더 이상은 숨지 말고, 조금씩 그들을 더 생각할 수 있다면, 상대적인 이 불행을 그들을 만나기 전에도 지울 수 있다면, 그래서 도망가지 않고 곁에서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일이나마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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