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식의 생애와 민족 목회 활동 연구
고성은 지음 / 삼원서원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대학원 박사 과정 공부를 하면서 만난 고성은 목사는 목회자요 교수요 또 지역 주민을 잘 섬기는 봉사자로서 1인3역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한 사람이 세 사람 몫의 일을 하다 보면 모두가 다 엉성해지기 쉬운데, 세 가지 다 튼실함을 보여주고 있는 그를 나는 주목해왔다.

 

교회사로 박사 과정 코스워크를 마친지 6년이 경과해서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각오를 하고 있다. '진인사 대천명'이란 이런 때를 두고 생긴 말인지 모른다.

 

고성은 박사와 통화할 일이 있어 대화를 나누다가 그의 박사학위 논문을 한 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논문을 쓰는데 참고하려는 마음에서였다. 그러겠노라고 대답하더니 박사논문 대신 그가 보내 온 것이 이 책이다. 제목이 <신홍식의 생애와 민족 목회 활동 연구>(삼원서원, 2012).

 

그러니까 그의 박사 논문을 수정 보완해서 책으로 출판해 낸 것이다. 박사 논문은 그 주제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박사 논문을 쉽게 쓸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박사 논문은 일반 학술서로 출판해도 하등 손색이 없어야 한다.

 

고 박사는 그런 점에서 본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 인물을 선택해서 다루고 있다. 신홍식이 그 주인공이다. 신홍식은 한국교회사를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도 생소한 인물인 것으로 보아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인물은 아니다.

 

책 서론에 신홍식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 교회의 초기 목회자이자 한국 사회의 민족운동가인 신홍식…"

 

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의 생애를 일별해 보니 신앙과 사회를 조화롭게 관계 지워 목회하는 사회복음주의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가 3.1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 중의 한 명으로 활동한 것, 절제운동 농촌운동 등 사회 계몽운동 참여한 것, 그리고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흥업구락부에서 활동한 것에서 이것을 알 수 있다.

 

역사 연구의 대상은 다양하다. 내가 생각할 때 보다 의미 있는 연구는 기존의 것을 보족(補足)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것이다. 전자를 유(有)에서 유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무(無)에서 유를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무명에 가까운 신홍식을 역사의 수레에 떳떳하게 등재한 공이 결코 적지 않다.

 

400쪽이 넘는 학술 서적을 출간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노력이 따라야 한다. 200쪽 가량의 박사 논문을 토대로 했다고 해도 그렇다. 책을 집필하는데 참고한 자료를 보니 이 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권말에 수록한 22쪽에 걸쳐 정리해 놓은 참고 자료는 신홍식에 대한 직간접의 자료뿐 아니라 인접 자료까지 망라되어 있어 과히 신홍식 연구의 담수호라 할 만하다.

 

책의 구성도 탄탄하다. 모두 7장으로 짜여진 목차 안에 신홍식 삶과 신앙을 오롯이 담고 있다. 귀한 사진들을 관련 내용에 연결해서 삽입해 놓은 것은 독자의 편의를 위한 것인 동시에 저자의 논지 강화를 위해서도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초대 교회 이해를 구하는 이라면 이 책의 정독을 권한다.

 

읽고 아쉬웠던 점이 없지 않다.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물 연구는 한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중심으로 관련되는 사람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가 애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이 부족한 것 같다. 또 권말 찾아보기에 인명만 정리되어 있는데, 사건 등의 용어 찾아보기도 함께 포함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고성은 박사는 여러 가지 일을 빈틈없이 수행해내는 사람이다. 목회도 따뜻하게 하고 여러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인기 있는 교수이기도 하다. 한국 기독교사 관련 자료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게 기대하는 것이 적지 않다. 고 박사의 <신홍식의 생애와 민족 목회 활동 연구>의 일독을 평자가 강권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눈치 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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