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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디인가?
R. A. 토레이 지음, 유정희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보령 아이 이모 집에 다니러 와서 이것저것 실컷 책만 섭렵했다. 처음엔 조카 아이들이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의 마음을 품었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좀 미안하긴 하지만 그것만 해도 내 마음의 짐은 많이 들어 낸 것 같다.
<기독교사상> 4월호에 특집으로 실린 '깨어나라! 한국 기독청년이여-한국YMCA전국연맹 100년을 맞아'란 타이틀 아래 네 편의 논문과 함께 실려 있는 특별좌담을 잘 읽었다. 거기에 대충 훑어 본 것이지만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 전기도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런데 정작 한 권을 온전히 독파한 책은 <왜 무디인가?>(생명의말씀사, 2005년 출판)이다. 무디의 친구 R. A. Torrey(토레이)가 쓰고 유정희가 옮긴 책이다. 원 제목은 <Why God Used D. L. Moody?>이다. 영어 책명을 직역하면 '하나님은 왜 무디를 사용하셨나?'인데,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왜 무디인가?>로 더 압축해 제목을 정한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무디'라는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구두 수선공으로 시작해 유명 설교자요 전도자가 된 그를 선망의 눈으로 바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무디를 닮고 싶어 속으로 다짐한 경험들도 다 갖고 있을 것이다. 그는 정말 우리 모두에게 전설적인 신앙인인 것이 분명했다.
표지 제목 옆에 붙인 설명으로 '"현대 대중 전도의 아버지" 무디의 7가지 비밀'이라 되어 있었다. 책 전체의 내용을 집약해 놓은 글귀였다. 80 쪽밖에 안 되는 얇은 책이지만 무디를 정확하게 알게 하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랜 세월 무디와 함께 지낸 친구가 쓴 글이어서 정확도와 신뢰도도 그만큼 높을 것이었다.
'무디의 7가지 비밀'이라고 했으니 이 '7'이라는 숫자가 책 내용을 구성할 얼개가 된다. 처음의 머리말과 끝의 역자 후기를 빼고 총 7개의 챕터(chapter)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을 차례대로 나열하면, 1.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했다 2.열심히 기도했다. 3.성경을 깊이 있고 실제적으로 연구했다 4.겸손했다 5.돈을 사랑하지 않았다 6.영혼 구원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있었다 7.위로부터 오는 능력(성령)을 덧입었다 등이다.
각 챕터의 제목만으로도 눈치 챌 수 있겠지만 7개의 덕목은 천국 백성이면 누구나 구비하고 있어야 할 것들이다. 헌신과 기도, 성경 연구와 겸손, 돈을 사랑하지 않음, 영혼 구원과 성령. 이 중 한두 개도 갖추기 어려운데 무디는 7개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디를 온전히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라고 지은이 R. A. 토레이는 말하고 있다.
또 지은이는 무디가 갖고 있던 이 7가지 덕목을 입증하기 위해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무디는 그의 존재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하였고(14쪽, 온전한 헌신), 무디의 설교는 누구나 듣고 싶을 만큼 뛰어 났지만 기도는 더 뛰어난 사람이었다(21쪽,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
그는 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한 권의 책 성경에 정통한 학자였고(29쪽, 성경에 대한 깊은 연구), 또 지은이가 만나 본 사람 중에 가장 겸손한 사람이 무디라고 했다(40쪽, 겸손한 사람). 그는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결코 돈에 욕심을 내지 않았으며(48쪽, 돈을 가까이 하지 않음), 하루에 한 사람 이상 전도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54쪽,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
무엇보다 그의 눈은 이 세상이 아닌 하늘에 맞춰져 있었다. 자신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했다. 성령세례를 받고 집회를 할 때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자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는 늘 강조하기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성령 세례라고 했다(75쪽,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덧입음).
위와 같은 7가지 비밀 병기를 무디에게 허락하시고 하나님은 그를 귀하게 쓰셨다. 무디성경학교를 거쳐나간 제자들이 한때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복음 전파를 책임졌으며, 무디 자신도 미국과 유럽 전역을 종회무진하며 말씀 선포 사역에 매진했다. 이런 무디를 작은 책자 <왜 무디인가?>는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하나님의 충실한 종 무디를 만나는 기쁨에 더해 독자들에게는 신선한 도전을 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