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하심 - 나를 영원까지 지켜주신다는 하나님의 절대 불변의 약속 이찬수 저서 시리즈
이찬수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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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회자의 글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꼭 필요한 것만 골라 읽는다. 설교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우리 교회 출신 청년 중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한 자매가 학생회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로 보내왔다. 모두 복음이 녹아 있고 사랑이 포함된 내용의 책들이었다. 그 중 이찬수 목사의 <보호하심>이란 책도 있었다. 마침 우리 집 아이가 이 책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이찬수 목사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이다. 그의 설교도 들어본 적이 없고 책 또한 읽은 기억이 없다.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 아니라 이건 순전히 나의 성벽 때문이다. 목회자의 개성을 서로 존중해 주자는. 이찬수 목사님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들은 바는 있다. 벌써 10년 전 쯤 될 터이다.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주최하는 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이찬수 목사님의 분당우리교회 부목사 두 분이 함께 교육을 받았다. 그 분들로부터 담임 목사인 이찬수 목사님에 대해 몇 가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부목사가 자기 교회 담임 목사에 대해 목회자 모임에 와서 극구 자랑하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그날 흔치 않은 모습을 접하게 된 것이다. 분당우리교회는 한 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그 학교 근무하는 믿지 않는 교사와 학생들이 이찬수 목사를 요즘 보기 드문 목회자로 생각한다면서 저런 목사님의 교회라면 신앙생활하고 싶다는 말들을 공공연히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고, 분당우리교회 출범 초기엔 외면하던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또 이 책 <보호하심>에도 몇 번 언급되어 있지만 아버지 목사님께서 40일 금식 기도하시다가 17일 만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얘기도 빠지지 않고 덧붙여졌다. 사실 금식기도는 모든 것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나를 죽이는 일련의 과정이다. 40일 금식 기도는 목숨을 내놓고 하는 작정기도인데, 이찬수 목사의 아버님은 반을 채우지 못하고 소천하셨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믿음의 뿌리가 튼실한 가문을 가진 목회자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이찬수 목사님은 청소년 사역자로 오래 헌신해 왔다. 옥한흠 목사님이 개척해서 우리나라 유수의 교회로 발전시킨 사랑의교회에서 청소년 전담 부교역자로 일해 왔다. 그래서 그를 청소년 사역자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2002년 분당우리교회를 개척해서 흔히 '별들의 전쟁터'라고 일컫는 분당에서 단시일에 중형 규모의 교회로 부흥시킨 장본인이다. 그렇다면 그는 영혼을 살리는 설교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 될 것이다. 이 목사님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말씀을 보고 교회를 찾기보다 사랑을 보고 교회를 찾으라고 하지만 두 가지 다 충족되어야 회중들의 마음을 붙들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분당우리교회가 이런 교회가 아닌가 싶다.

 

이찬수 목사는 글도 매우 잘 썼다. 나는 <보호하심>을 짬짬이 읽었는데도 이틀에 다 독파하였다. 그의 책이 이렇게 쉽게 읽히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성싶다. 첫째, 문장이 아주 쉬웠다. 배운 자의 현학과 목회자의 전문성이 멀찍이 배제되어 있었다. 그저 한글을 깨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쉽게 이해할 정도로 그는 그런 어휘를 구사하고 있었다. 둘째, 자신의 경험을 적재적소에 잘 연결시켜 글을 전개하고 있었다. 독자에게 쉽게 접근하는 데 자신의 경험만큼 중요한 제재도 없다. 특히 그것이 고난을 극복한 경험이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셋째, 무엇보다도 이 목사님은 말씀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마치 1592년 종교 개혁 당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혜로'를 외친 루터의 후예답게 모든 이야기가 말씀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그것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본문 내용이어서 전혀 저항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보호하심>은 첫 장 프롤로그에서부터 본문을 거쳐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핵심 주제가 '하나님의 보호하심'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처해 있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강한 믿음이 우리의 삶을 강건하면서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 표지 하단에 삽입되어 있는 띠지에도 이런 글귀가 박혀 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지켜줄게!"

전능자이신 하늘 아버지가 지금 당신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주님의 보호 약속을 믿어라!

수많은 영혼을 회복시킨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핵심 메시지

 

이 책은 모두 3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01.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part 02.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니. part 03.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보호할 것이라. 여기에 포함된 8개의 장은 저자가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만 설교 한 편으로 생각하고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듣는 설교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읽는 설교문을 작성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 목사님은 이런 일을 훌륭하게 해 내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목회자들의 공통점은 죽을 고비를 넘긴 체험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든 신학자가 있었다. 이찬수 목사도 여기에 포함시켜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다. 그가 미국 유학 가서 인생의 가장 밑바닥 삶을 겪으면서 공부한 이야기, 어떤 때는 정말 기차를 타고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적도 있었으며 또 강물에 뛰어 들면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혹에 휩싸인 적도 있었다는 자기 고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뿐 아니라 귀국해서 신학대학원을 다닐 때도 방학 때면 갈 곳이 없어 학부 기숙사를 기웃거렸다는 대목엔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는 아픔이 감춰져 있었다.

 

이찬수 목사님은 복음주의 목회자이다. 말씀에 충실한 목회자이다. 잘못 생각하면 세상에 선을 긋고 사는 사람으로 알기 쉽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다. 나는 그가 <보호하심>에서 대중가요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가 내용 전개에 적절한 유행가를 자주 인용할 정도이면 대중가요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할 터이다. 또 그의 글을 읽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앞엔 보수도 진보도 구획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약자 사랑엔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찬수 목사님이 원용한 한문이 눈에 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인용된 문장이다. 즉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말인데, 이 '백전백승'은 '백전불패(百戰不敗)와 함께 자주 잘못 쓰이는 문장이다. 유명한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모공(謀攻)'편에 나오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를 잘못 사용한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의 뜻이다.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 '백 번 싸워도 패하지 않는다'와 뜻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원문에 충실하게 원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것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오류이다.

 

사이버 공간이 위력을 떨치는 시대라고 하지만 인쇄매체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책을 통해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은 결코 생각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즈음 이찬수 목사님의 쉬우면서도 속이 꽉 찬 책을 읽는 즐거움이 내게 있었다. 앞으로 교회 내외적 사역에 쉴 날이 없겠지만 책으로 대중을 만나는 기회를 늘리기 바란다. 한 사람의 사상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데, 참다운 목회자가 복음의 말씀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끼치는 영향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가 점점 영적 지도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안타까운 시절이다. 이럴 때 이 목사님이 사랑의 수류탄을 뽑아 던지는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을 기대한다. 이찬수 목사님이라면 핀을 확실히 뽑아 던져서 사랑이 메아리를 꽃 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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