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제마 1
이수광 지음 / 일송북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소설의 재미, 교훈, 완성도 등은 차치하고 인간 이제마를 이 책을 읽고 평한다면 그는 우리 민족의 천재 중의 하나요, 훌륭한 인격의 완성자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이유를 천재성에 대해서 먼저 말하자면, 이제마는 4살 때 천자문을 떼고, 훌륭한 글을 남기는 등 비상한 두뇌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사상의학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정립한 것은 그의 천재성이 빚어낸 산물이다. 어떤 현상들에 대해서 추론, 정리하고 나름의 새로운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뛰어난 지적 능력이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마는 전래되어 오던 의술을 정리하고 거기서 새로운 이론을 정립한 것이다. 바람의 종류에 비교하여 시운을 예견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훌륭한 인격적 완성자라는 점은, 그의 집안에서의 위치와 사회적인 위치를 보고 평가한 것이다. 서자도 아닌 얼자로서 조부와 백부 등의 인정을 받고 마치 가문의 장손으로서 집안을 이끌었던 점, 외세의 영향으로 극도로 혼란스러운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신을 잘 추스렸던 점 등이 그 증거가 아닐까.

또한 다소 우스운 예 같지만 이제마는 4명의 여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행복한 사람이기도 했다 (세 명은 아내로, 한 명은 숨겨진 아내로 서로 교분한다). 한 사람의 사랑을 얻기도 힘들거늘 네 명의 여인과 극진한 인간애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너무 빠른 전개가 초래한 묘사의 부족, 건너뛰는 식의 이야기의 이어짐 등을 그렇게 느꼈다. 그러나 장단점이 있기에 나의 비평엔 완곡함이 있다.

훌륭한 사람의 생애를 엿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며 가치있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제마의 생을 엿볼 수 있었던 이 책은 매우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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