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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
스티브 앨튼 지음, 신현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인들은 자이언트한 것, 슈퍼맨틱한 것(표현이 적절한가? ^^)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상어, 악어 같은 동물도 엄청 좋아한다. 귀여운 애완동물로서가 아니라 그 거대한 폭력적인 공포를 즐기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다룬 많은 책과 영화가 나오기만 하면 흥행에 성공하니 말이다.
소설 '메그'는 한술 더 뜨는 책이다. 이미지는 거대한 백상아리인데 이미 지구상에서 멸종한 10만 년 전의 동물이다. 독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신비함과 공포가 연상되지 않는가.
소설 '메그'는 플롯이 굉장히 연구되어 치밀하게 쓰여진, 영화 같은 소설이다. 현생 생태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멸종된 굉장한 괴물의 출현, 고고학자이자 심해잠수정 조정사인 주인공과 애인의 애증문제, 역시 여자를 둘러싼 삼각관계의 갈등 등 가벼운 흥미본위의 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요소를 다 갖춘 안성맞춤의 책이다.
한가지 흠이라면 메그의 처치 방법이다. 메그의 출현은 굉장했다. 책이 출판될 당시만해도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심해의 과학적 환경 소개와 함께 그야말로 상상을 뛰어넘는, 과학에 근거한, 실제 있을 법한 우연성 등등. 이런 이유 때문에 소설 중반부까지는 독자를 쏘옥 빨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후반부를 글로 읽기에는 어쩐지 맥이 빠진다. 영화 스크린으로 봤다면 모르지만 방법이 구태의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수십 척의 배로 메그를 탐색하고, '노인과 바다'처럼 처절한 사투를 벌여 드디어 메그의 등에 작살을 꽂는다...... 이런 장면은 이미 익숙한 장면 아닌가. 영화 조스도 3탄까지 나왔었나?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흠을 잡으려는 것은 나의 못된 버릇이리라. 소설로서 관대히 보자. 으음, 괜찮은 책이다. 영화 조스가 나오지 않았다면 영화 찍자고 제작자, 감독들이 줄을 서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