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 전5권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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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한 마디로 부러운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살다 간 사람이다. 파라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서 왕위 계승권자가 되는 능력과 행운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는 67년간 권좌에 있음으로써 당시 중동지역의 최강국의 최고 권력자로서 생을 누렸다. 건강해서 장수했으며 따라서 많은 똑똑한 후손을 보았다. 한 인간으로서 이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있겠는가.

소설로서의 람세스는 그저 그렇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활약은 수호지만 못하다. 사건(왕위 쟁탈이나 국가간 갈등)의 흥미는 삼국지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다만 이집트라는, 거대한 피라미드와 고대의 잊혀진 문화를 현대인에게 상기시킨다는 소재는 눈에 띤다.

힘만이 권력을 차지하고 유지할 수 있었던 시대. 그러한 시대에 권좌에 올라 67년간을 무난하게 통치했다는 점에서 람세스에게는 일반인보다 뛰어난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점을 그리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개인의 뛰어난 능력, 훌륭하고 공익에 봉사할 줄 아는 친구들. 그들의 자기희생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람세스의 통치방법을 저자는 아주 잘 묘사했다.

서평과는 조금 다른 각도의 생각이지만 이런 의견을 서평에 부가하고 싶다. 당시 이집트는 인근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이 풍요로웠을 것이다. 대부분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와는 달리 해마다 주기적으로, 알맞게 범람하여 옥토를 만들어주는 나일강의 혜택. 먹을 것은 부족함이 없었고 사람들은 그 풍요 속에서 찬란한 문화를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이집트는 어떤가. 기술적, 경제적 후진국(?)이 아닌가. 환경은 너무 혹독해도, 풍요로워도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람세스, 독자를 흥분케 하지는 못하지만 들척지근한 감미를 가지고 천일야화처럼 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사건, 플롯을 고려해볼 때 정말 두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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