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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고아들 - 나는 동물 고아원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바이 신이 지음, 김지민 옮김 / 페리버튼 / 2023년 5월
평점 :
전 세계의 고아 동물들을 돌보는 동물고아원의 이야기를 담은 《지구의 고아들》.
이 책의 제목과 소개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의아함, 생소함이었다. 동물 고아라는 말도 동물 고아원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었다.
《지구의 고아들》은 대만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 겸 진행자인 바이 신이가 전 세계의 동물 고아원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겪은 일들을 엮어낸 책이다.
바이 신이는 넉넉지 않은 제작비와 험난한 촬영 환경 가운데서도 동물들의 위기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에 포기하지 않고 전 세계의 여러 동물 고아원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동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도살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방법이 뿔을 자르는 거라면, 미래의 코뿔소의 모습은 달라질지 모른다. 만약 그날이 온다면 인류는 과연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지구의 고아들》 p.34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왜 동물 고아가 생기는지 몰랐었다. 아니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코뿔소의 뿔이 영험하다는 미신 때문에 그 뿔을 가지기 위해서 사람들이 밀렵을 하는데, 그 와중에 어미를 잃고 고아가 된 코뿔소들을 코뿔소 고아원에서 구조하고 키워서 자연으로 방생한다고 한다.
그동안 그런 사냥이 있을 것이란 걸 모르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동물 고아가 생긴다는 사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방생한 코뿔소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뿔을 자르고 방생하는데, 미래의 코뿔소의 모습이 달라진다면 인류가 부끄럽지 않을까라는 말에 뜨끔하게 됬다.
하지만 이 어린 생명들은 숲으로 돌아가야 해요. 이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야생에 돌아가는 게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이에요.
《지구의 고아들》 p.61
위험에서 구조된 후 동물 고아원에서 치료받고 다시 자연으로 방생된 동물들이 다시 위험에 빠지는 경우도 많고,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동물들을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원동력으로 삼고 동물 고아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에게 깊을 감동을 받았다.
기부금으로 운영되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도 미래의 지구를 위한 노력을 놓지 않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삶과 죽음, 스쳐지나가는 인연, 만남과 헤어짐까지, 강심장이 아니라면 보전은 할 수 없다.
《지구의 고아들》 p.203
사람들의 무지와 이기심으로 만들어진 동물 고아들이 점점 줄어들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이런 동물 고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동물들의 멸종이 조금씩은 밀리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어쩌면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멀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깊이 생각해보고 인지할 수 있게 해주어 소중했던 《지구의 고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