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푸른 돌
은모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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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개안’이라는 같은 모티프를 가지고 있는 고전소설 '심청전'과 제주 무속 신화 '가믄장애기'를 토대로 부모로 인해 유년을 빼앗긴 채 성인이 된 두 친구의 삶의 모습이 함께하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었다.


나 때문이 아닌 어른들. 그것도 가장 의지해야 할 부모로부터 상처받고 그 때문에 잃어버린 유년 시절을 다 큰 성인이 돼서 마주하게 되면 얼마나 억울하고 허탈할지 상상이 안 간다.

그런 상처가 있다면 나를 상처 준 사람을 탓하기만 할 텐데 이 책의 주인공인 루미와 현이는 탓하며 멈추기보다, 서로 의지해나가며 하나씩 변화해 보기로 한다.

변화를 시도를 위해서 많은 용기가 필요한데, 서로의 존재가 서로를 보듬으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현이, 루미, 그리고 반희까지 그저 대견하기만 했다.


녹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나도 다시 품을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잠든 반희는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작은언니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도 끈질기게 생각했다. 

변하지 않는 마음. 녹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다시금 품을 수 있을 만한 일에 관해서

세 개의 푸른 돌 p. 239


변하지 않는 마음. 녹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이라는 단어가 왜인지 가슴에 깊이 남았다.

그런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는 존재가 있다면 넘어지고 아파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존재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부모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바라는 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작음 바람도



"유년을 빼앗긴 사람들에게"라는 문구로 시작했던 <세 개의 푸른 돌>


사랑하고 의지해야 하는 이들에게 유년을 빼앗긴 주인공들이

자신의 아픔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할퀴는 게 아니라

서로 보듬으며 그 아픔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담담하고 잔잔한 변화와 성장의 모습이 괜스레 대견하게 다가온 책

무더운 날씨에 날카로워지는 날 마음을 잔잔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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