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1997년은 1997년의 자리에..
1998년은 1998년의 자리에..
1999년은 1999년의 자리에..
2000년은 2000년의 자리에..
2001년은 2001년의 자리에..
2002년은 2002년의 자리에..
그리고
2003년은 2003년의 자리에..
 
버겁게 지고 온 7년의 세월을
하나하나 제 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원래 그것이 있었어야 할 자리에
조그만 조약돌을 내려 박듯
하나하나 소중히 내려 놓습니다.
 
그래.. 그냥 다 놓고 흘러가자..
아무 것에도 거치지 말고
바닥의 돌을 스치고 지나가는 저 물결처럼
그냥 그렇게 흘러가자..
 
지금 알 수 없다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왜 내게 그러한 시간들이 필요했었는지..
그러나 알 수 없다고
부둥켜 안고 있지는 말자..
 
돌멩이를 안고 가듯 더 이상 힘겹지 말자고
흐르는 강물 앞에서 생각했습니다.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마치 오랫동안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기분입니다.
 
놓지 않고 붙잡고 살던 세월의 무게가
그리도 큰 것이었나 봅니다.
 
다시 한번 조약돌들을 내려놓은 곳을 뒤돌아봅니다.
각기 그 자리에 아주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웃음 띤 얼굴로
앞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소를 띠고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흘러간다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하늘숲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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