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인생의 가을처럼 / 장지현 내 가는 길 불확실성으로 떨림을 알았는지 가을비 속삭임처럼 하룻밤을 함께 했습니다 보냄을 아쉬워했는지 햇살이 슬며시 웃었습니다 철 이른 낙엽은 그새 많이 떨어져 물길을 막으며 보내는 것이 아쉬운 듯합니다 사랑했기에 보낸다는 아이러니처럼 삶의 의지는 강한데 간다며 으름장 놓듯이 잎새 따라 가리라는 음유의 너저분한 철학을 늘어놓습니다 왜냐구요 속 빈 강정처럼 가을 타기에 빈 허전함을 잠시라도 감춰보기 위한 허무의 눈가림입니다 이미 꼬깃꼬깃하게 가슴 채워졌어도 보낸다는 아니 보내야 하는 이치조차도 서글픈 것이 이별입니다 낙엽은 때가 되어 갔지만 나는 보내지 못하여 책갈피 속에 숨겨놓듯이 미완의 삶이란 언제나 가슴이 비어 있는 듯 갈망을 채우려 하는 것입니다 비의 나그네도 자연의 순행에 늘 충실하게 자신의 길을 가듯이 인생도 하늘이 준 운명의 길을 가듯이 멈출 수 없는 생명체란 움직여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오늘 빗물 따라 흘러 실개천을 지나 큰 강물을 만나고 바다에서 생을 다하더라도 다시금 햇볕의 속삭임에 구름이 되어 그대 곁에 다시 오듯이 낙엽도 그러하듯이 또 다른 낙엽이 되어 그대 곁을 서성일 것입니다 비록 보냄이 섧다 하더라도 깨달아가는 인생의 축적에서 올바른 가치의 길을 알았다면 슬퍼하지 마세요 삶도 윤회의 수 억겁 돌아오리라는 비의 너그러운 마음처럼 자연을 닮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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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과 지평선이 서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있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부에 사는 사람들은 고정된 하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광대한 파노라마를 접하기 때문이다…그는 항상 그리고 언제라도 총체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목전의 목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균 / 정연교의 <맥루언을 읽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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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    - 詩人: 용혜원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잎사귀들이 물드는 이 계절에
우리도 사랑이라는 물감에
물들어보자
곧 겨울이 올 텐데
우리 따뜻한 사랑을 하자

모두들 떠나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고독하다는 증거이다

이 가을에
고독을 깨뜨리기보다
고독을 누리고 고독을 즐기고 싶다

가을이 왔다
우리 사랑을 하자
모든 들판에 익어가는 곡식들과
열매들도 거둘 때가 되었다

살아오는 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 순간만큼은 마음껏 나타내 보자

모든 것들이 떠나가고
모든 것들이 잊혀지는데

우리 가을이 머무는 동안에
언제나 가슴속에 간직해도 좋을

멋진 사랑을 하자 !
이 가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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