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낮잠을 자고 나서 찜찜한 기분으로 깨어난다면, 그 사람은 너무 오래 잤거나 너무 깊이 잠에 빠져든 잘못이 있다고 여길 것이다. 정말 그럴까?
만일 당신의 경우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스페인식 낮잠을 자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화가 살바드로 달리는 선수였다.
먼저, 좋은 소파를 골라 보도록. 꽤 묵직한 열쇠도 하나. 그런 다음 소파에 편안히 자리를 잡고 나서, 손에 열쇠를 쥔 채 팔은 팔걸이에 걸친다. 무지근한 잠이 당신을 끌어당기면, 힘살이 차츰 풀릴 것이다. 그러다가 열쇠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면 당신은 깨어나서 다시 의식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 눈을 붙인 채 푹 쉬고 나면, 시간 감각을 잃지 않게 되고,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 가뿐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처진다는 듯한 느낌도 겪지 않게 된다.

<게으름의 즐거움>, 르네 루이의 ‘낮잠 자는 이의 추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