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질문에 엄마가 들려주는 '사랑'에 대한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가만히 귀 기울여 마음으로 듣는다면 그동안 미처 듣지 못한 소중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고 전해 줍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아빠를 보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라고 말합니다. 교회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데 문득 어디선가 교회 종들이 연주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때처럼, 저 멀리 안개 낀 강으로부터 뱃고동 소리가 들려올 때처럼...

엄마는 마음의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비록 볼 수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고, 안아 주는 것도 느낄 수 없겠지만 아빠가 보내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바람이 멈출 때」로 유명한 샬로트 졸로토 특유의 시적인 글과 스테파노 피탈레의 독창적인 그림이 잘 어울린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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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 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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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되고나서 아버지가 더 많이 그리워진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지만 나는 내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내 아이에게서 나의 모습을 본다. 내가 아이를 보고 웃는 모습이, 꼭 내게 웃어주시던 아버지 같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너무 그립다. 아이의 손톱을 깎아주거나 귓밥을 파줄 때도 나는 내가 아닌 아버지를 본다. 학교 가는 길에 몇 번씩 뒤를 돌아보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줄 때 그날 아버지를 만난 것만 같았다. 나는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아이를 꼭 껴 안으면서 나의 아버지가 되어본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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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노인을 바라보았다.
생이 저물어가고 있는 시간에 늙고 하얀 발을 흐르는 맑은 물에 담그고 있는 나의 늙은 아버지. 나는 불현듯 그리고 아주 단순하게 한때 소년이었던 어린애였던 그리고 젊은 청년이었던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보았다. 내 청춘과 마찬가지로 아버지도 한때 청년이었던 것을, 나는 한 번도 아버지를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아버지의 현재와 과거)은 모두 하나로 합쳐졌다. 그러자 순간, 아버지는 젊으면서도 늙은, 죽어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새로 태어나고 있는 아주 기괴한 존재로 변했다.
나의 아버지는 하나의 신화가 되었다.

다니엘 월러스의 <큰 물고기> 중에서
영화 '빅 피쉬(Big Fish)'의 원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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