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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부메의 여름 ㅣ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내가 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을 3일만에 읽었다는데서 뿌듯함을 느낀다. 어릴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한 나는 홈즈시리즈나 루팡,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을 읽어왔다. 하지만 크리스티의 작품은 유명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이미 읽은터라 최근에 나머지를 볼라치면 너무 지루하고 뒷부분이 뻔해서 중간에 놔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의 책들을 봤지만 요새 읽은것들은 다 기존의 추리소설인지라 식상함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중 알라딘에서 망량의 상자라는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책 표지에서부터 제목에서오는 독특함이 내 흥미를 이끌었다. 일본의 추리소설이라...서양추리소설이나 우리나라 김성종의 추리소설 정도 읽은 나로서는 관심이 가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청난 양이 문제였다. 망설이고 있는데 책설명에 우부메의 여름이 전작이라고 해서 이 책을 얼른 구해서 읽어보았다.
일단 처음에는 솔직히 그동안 300페이지 안쪽의 추리소설을 읽어서 과연 끝까지 다 읽을수 있을까하는 압박때문에 뒷장을 후루룩 넘겨보기를 수차례...초반, 사실 좀 지루했다. 80페이지에 이르는동안 지식을 자랑하는 고서점 주인때문에 언제끝나 그러면서도 다 읽어간건 좀 신기했다. 역시 새로워서 그런건가.
결론을 말하자면 내용 자체는 별 것 아니다. 그리고 추리소설의 묘미인 반전이나 뛰어난 트릭같은건 없다. 그런걸 원한다면 기존의 추리소설을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기존 추리소설에 식상함을 느낀 독자라면 읽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다른 독자들이 추리소설에서 갖춰야할 트릭같은게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왜 평을 좋게 썼을까 읽기전에는 의아한게 사실이었다. 고서점의 주인이 지루하게 늘어놓는 말들도 읽을수록 흥미가 생기고 또 읽는 속도또한 붙어서 3일만에 630여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을 다 읽어버렸다. 정말 지루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이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 그냥 문학적인 면을 갖춘 소설이라고 부르고 싶다. 작가가 글을 잘썼다고 평가하고 싶다. 지루할 듯 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동양의 신비한 요괴들을 비롯한 신비한 이야기를 읽고나면 기분이 약간 섬뜩하기까지 한, 그 장면장면을 저절로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는 듯 하다. 그런면에서 완벽하다고 칭찬하고 싶다.
등장인물을 줄줄이 늘어놓고 설명하고 사건 일어나고 해결해버리는 다른 추리소설보다는 문학적인 측면에서 분명 한 수 위다. 그래서 분량도 많겠지만...
망량의 상자도 빨리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