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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ㅣ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바둑에서 미생은 집이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생태,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돌을 의미한다.
사실 이 책, 정확히 말하자면 웹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웹툰을 즐겨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및 테블렛으로 책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책을 알게된 것도 드라마로 나온 것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전에 바둑을 했던 한 사람이 대기업(상사)에 입사한 후 겪게 되는 이야기를 엮은 책으로 직장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게 되었다. 특히 인턴으로 입사해서 끝내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계약 만료가 되는, 현재 우리 청년들이 겪는 실업난으로 겪는 것과 공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더 끌렸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나처럼 드라마를 통해 접했을 독자들에겐 드라마를 보고 들은 생각들이 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책은 총 9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 등장인물은 장그래, 그의 상사 김대리와 오과장(오과장은 후에 차장으로 승진한다), 그리고 장그래의 동료들(한석률, 장백기, 안영이)이 겪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자면 1권(착수)은 장그래가 인턴으로 대기업에 입사, 인턴 동기들과 만나고 PT 면접 파트너로서 한석율과 한팀이 된다. 일명 폭탄(?)끼리의 만남이다.
2권(도전)은 PT면접 상황이 주를 이루며 현장을 중시하는 한석율에 대적해서 사무직의 중요성을 장그래를 강하게 어필하게 된다. 물론 장그래가 현장을 비하하지는 않으며, 이 결과로 안영이, 한석율, 장백기 그리고 장그래는 첫 출근이라는 통지를 받게 된다.
3권(기풍)에서는 장백기가 느끼는 신입사원의 한탄(?), 그리고 예스만을 외치는 장그래가 상사인 김대리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이때 김대리는 장그래와의 대화 중에 성공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성공은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라는 말을 한다. 물론 현실 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챙겨야 하는 가족의 수가 증가할 수도 있고, 그 의미가 각각의 구성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닌듯 하면서도, 나에게는 크게 와닿은 구절이 아닌가 싶다.
4권(정수)에서는 박과장과의 만남과 함께 박과장이 왜 그 부폐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상황들에 대해 묘사를 한다. 그리고 같은 팀이더라도 그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장면.
5권(요석)은 박과장 사건 이후로 회사에서는 영업 3팀을 곱지 않은 시선을 보게 되며 그 시기에 천과장 들어오게 된다. 장그래 의견으로 박과장 사업을 영업 3팀이 이어서 맡게 되며 차장으로 승진한 오차장은 퇴사했던 김선배를 만난다.
6권(봉수)은 기존 룰이 아닌 판을 흔들어 임원들 앞에서 요르단 사업을 성사시키고, 이 일로 인해 장그래를 자기 팀으로 데려오려는 사람들이 늘게 되지만, 오차장은 장그래를 뺏길 생각이 없었따. 일은 뺏겨도 사람은 안뺏긴다는 그의 신념하에. 또한 인턴으로 입사했던 장그래가 정직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다.
7권(난국)에서는 한석율이 자기 상사 대리와 직간접적 싸움 시작하고, 장그래의 영업 테스트 사전 시험과 아이템을 뺏기는 안영이를 통해 신입사원들이 겪을 만한 상황을 풀어나간다.
8권(사활)은 여성들이 회사생활 하면서 느끼는 압박 및 문제에 대해 묘사하고, 계약직인 장그래의 정직원 전환을 위해 전무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그 일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9권(종국)에서는 계약상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전무는 다른 곳으로, 장그래는 계약 만료, 오차장은 이전에 만난 김선배와 회사 차리고 장그래도 합류하게 된다. 마지막 사진을 보면 어떤 그림자가 경력직으로 원서를 접수하는데 이미지는 김대리와 같다.
알고 있기론 이 웹툰을 그리기 위해 작가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들었다. 회사 생활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경험을 듣고 해당 되는 회사의 전문 용어까지 알아가면서 말이다. 이제 회사생활을 한지 3년차에 접어들고 책에 나오는 업종과 다르긴 하지만, 책과 드라마를 통해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인턴생활..
사실 대학교 재학 시 인턴을 해본적이 없고 대학원 졸업 후 바로 취직이 되었기 때문에 졸업 후 취직 스트레스는 없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재학중에 취업이라는 스트레스는 동등하게 받았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공감가는 상황은 주변 상황과 많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 친척들, 그리고 언론에 나오는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 그리고 스펙.... 자세히 들여다 보면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내 상사들이 겪는 문제들도 틈틈히 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내가 상사들의 나이가 되면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란 생각까지 자연스럽에 이어지는 것 같다. 와중에 한 광고가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신입사원 딸이 회사에서 힘들어하고 집에 왔을 때 혼자 식사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몇십년동안 회사생활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광고가...
2015년인 현재, 이 문제는 더욱 더 부각될 수도 있고 아니면 금방 시들수도 있을 것이다. 엉뚱한 법이 발효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리고 모두가 미생이 아닌 완생이 되길 기도하고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