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 전설의 책방지기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 남해의봄날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과 마케팅에 속은 책이라고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제목만 보면 말미에 마지막 수업이라고 되어 있으니

'시바타 신만의 서점경영 비법'을 알려줄 것만 같은 기대감이 드니 말이다.


그만의 서점경영 비법을 조금도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다.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묵묵히 같은 일을

계속 해온 사람답게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본받을만 했다.


내가 요즘 나의 상황을 너무 툴툴거리면서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게 했다.

같은 상황, 같은 일이라도 생각하기에 따라 더 좋게도 더 나쁘게도 만들 수 있는데

나는 어떻게든 더 나쁘게, 더 안 좋게 상황을 받아들이며 우울하게 지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인생을 하나의 가게로 생각하고 내가 이 가게를 잘 꾸려나가려면

나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인간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판매 현장에 필요한 작업을 잘 배우시는 편이었나요?"

"어이, 자네 의심하나 본데, 원래부터 내가 손끝이 야물었어.

그리고 사람은 바쁜 게 좋아. 그래야 빨리 배우지. 요령도 붙고, 한가하면 바보가 돼."

- P35

"(전략) 앞으로 서점도 어찌될지 모르지. 알 수 없지만, 장사를 하는 이상 어느 정도는 도박일 수밖에 없다고 봐.

문화라든가 인간 지식의 향상에 공헌하는 역할도 있지만 그 반대편에는 질퍽이는 진흙탕도 있지.

하지만 거기서 불현듯 연꽃이 피어나는 순간도 있는 게 장사니까 말이야."

- P51

"(전략) 세상에는 극소수의 성공담만이 흘러넘치지만 그게 다는 아니지.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매일 아침 일어나면 그날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오늘은 오전에 아무개와 만나고 3시부터는 인터뷰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 오늘도 즐겁겠다, 이런 것들. 오늘 하루를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날은 거의 없어.

일본의 앞날을 한탄하거나 출판계의 미래를 근심하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 생각하는 척은 하지.

하지만 곧바로 저녁밥을 생각하니까." - P56

"자산과 자본이 풍부하다면 그런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보통의 소상업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혼자서는

자금이 약할 수밖에 없어. 이상한 싸움 같은 거 하지 말고 가능한 주변과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있어.

돈이 도는 흐름에 관여해 내가 거기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를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해. 그러기 위해서도 결국 중요한 건 인품이지.

인품은 ‘훌륭한 인간‘이라는 의미가 아니야. 나만 해도 여기저기 사람 기분 맞춰주고 다니니까 경계하는 사람도 있어.

하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킨다, 나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시간을 내준다.

이 정도는 하며 살고 있어. 선심 쓰듯 척척 돈을 쓰는 것보다 더 오래가는 방법이지.(후략)." - P184

"실은 말야, 아무 의심 없이 믿어도 되는 건 그때 그때의 주먹밥 뿐이야. 눈앞에 있고, 먹을 수 있고, 맛있고!

그것만이 분명한 것이지. 슬로건을 드높여 ‘이렇게 하면 모두의 가게가 개선된다‘는 이야기 보다는,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 하나하나에 대응하며 살아가는 쪽이 훨씬 확실하니까.

지금도 매일 아침 회사에 가면 제일 먼저 어제의 매상을 계산해 보거든. 그게 다른 무엇보다 확실한 일이고,

즐거운 일이니까. ‘흘러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언제 어디서건 그게 전부야.

흘러가고 있는 바로 지금에 대응할 수 있다면 언젠가 작은 것 하나 정도는 달성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매일 매일이 즐거워. ‘나는 오늘도 흘러가고 있는 지금과 만나고 있다.‘ 이런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동안은 말이지.

(후략) ."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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