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과 함께 하는 가치투자
강방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가치투자를 말하는 책이다.

그것을 말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저자는 그동안의 투자 이력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방식을 취한다. 그 방식이란 것은 하지만 어떤 '비기'가 아니다. 실생활에 바탕을 둔 자연스런 사고의 한 자락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난 가치투자의 추종자다. 그러니 가치투자에 대한 과거의 현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대략 짐작하는 바가 있다.

책 날개에 적시된 저자의 화려한 수익률 고공행진을 보지 않았더라면, 독자의 일부는 책 내용에 실망할 수도 있다. 내가 그 중 한사람이다. 가치투자로 돈을 버는 것이 실생활에 바탕을 둔 자연스런 사고의 이행임은 맞지만, 구체적인 세밀도를 원했기 때문이다.

지하철 몇호선을 타고 조용히 기다리면 수익이란 역에 당도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어느 역에는 무엇이 잇으며 환승역 정보는 무엇이며 지하철이 버스나 승용차 보다 나은 점은 무엇이며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누릴만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밝혀야 옳았다. 가치투자의 각각의 투자방안은 무엇이며 미래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종목은 어떤 수식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지 밝혀야 온당했다. 저자의 그동안의 고수익 사례는 책 날개로 족했으니, 책 안에서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한권의 책으로 자신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오려면, 신문이나 잡지의 인터뷰 정도와는 달라야 한다.

책이란 한 사람의 정신적 반사경이다. 저자의 투자법이 옳기는 하나 책을 쓰는 자세의 섬세함은 잃었다. 육필이란 낱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던가.

부디 서점에서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꼭 그 내용을 되새김질 하고 싶다면, 작은 메모지를 들고가기 바란다. 앞뒤를 채워 넣으면 이 책을 그 자리에서 요약할 수 있다. 필요할 때 마다 되찾아서 그 페이지를 들여다보아야 하는 반려같은 책은 아니란 뜻이 되겠다.

내 책장에 꽃혀있는 이 책을 볼 때 마다 난처하다. 새책처럼 단정한 그 책의 처지가 그렇다. 누가 책값의 반의 반값만 줘도 보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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