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집사 자격 시험 - 나는 냥이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있을까
발레리 드라마르 지음, 김이정 옮김 / 부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고양이와 산 지 5년차,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시험을 치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작성한 답안지에는 오답이 너무 많았다. OTL 


세상의 모든 고양이 책은 다 다른 개성이 있고, 특징이 있다! 

그리고 우리(집사)는 늘 고양이에 대한 지식에 목말라 있다.

게다가 집사 시험이라니! 오만한 집사의 마음이 마구마구 두근거렸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고양이가 기가 막혀> 또한 재미있었다!)


책은 다정다감한 말투, 세심한 지식, 아기자기한 그림과 애정돋는 사진들로 참 사랑스럽다. 

직접 고양이와 함께 어울려 살고, 수많은 고양이를 돌본 수의사의 배려심에서 따뜻한 관찰력도 글 속에서 잘 전해진다.


책을 손에 쥐자마자 성질이 급해져 '놀이' 부분을 펼쳤다.

한때 우리(나와 나의 냥사마)는 낚고 낚이는 데 최고의 콤비였으므로,

놀이에 관한 직관과 일가견은 믿어도 좋겠지 싶었다.

문제, 열심히 풀었다. 열과 성을 다해서!

한데 틀렸다, 너무 많이! 주르륵, 오답...;


해서 결국 중간부터 점수를 매기지 않았다. 

그 대신 눈으로 답을 체크하면서 책을 보고, 차라리 재수를 보기로 결심했다. --;;

물론 이 책을 쓴 발레리 여사님의 말에 따르자면 "고양이가 저마다 가진 능력을 존중하면서 잘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는 마치 정답과 오답 뿐인 우리의 교육제도, 세상에 널린 더 많은 가능성은 무시한 채 우리를 기만하는 교육 제도를 비판하는 말 같기도 하다. --;; 

그러므로 난 나의 무수한 오답에 이런 식으로 변명한다. 고양이도 제각자 개성이 다르므로, 꼭 내가 틀린 것만도 아니라고.;;;

그래도 너무 많이 틀렸으니, 오만함은 접자.

난 아직도 고양이라는 묘한 동반자, 이 묘한 생물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책 속의 재밌는 이야기 하나를 옮겨볼까나?

"고양이는 특히 항상 새로운 먹이에 끌려요(네오필리아)."

식사 파트의 이야기. 사실 우리 고양이는 입맛이 참 고집있다. 

새로운 먹이에는 도무지 끌리지 않는다. 

하지만 늘 새로운 장난감에 끌린다. 

전날 신나게 갖고 놀던 장난감에 오늘은 차갑기만 하다. 

바리냥, 너도 네오필리아 맞구나, 공감백배.


독서하며 또 한 번 느꼈다, 고양이 책을 읽을 때면,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이 더욱 행복해진다.

고양이와 함께 살아, 고양이 책을 읽을 때면 더 행복해지는 것일지도..


*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테스트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집 고양이를 보며 컨닝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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