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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ㅣ 북멘토 그림책 13
조수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5월
평점 :
가장 먼저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다. 왜 하필 "태양"이 없어지면 좋겠다는 걸까? 이게 정말 글자 그대로의 태양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비유하 듯 표현한 걸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책을 펼쳐보았다. 후자가 맞았으나 태양이 지칭하는 것은 정말 예상치도 못한 것이었다. 바로 동생. 아 이 책은 첫째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구나 하고 더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밑으로 동생이 둘 있는 첫째였기 때문이다. 첫째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을지가 너무 궁금했다.
사실 이젠 너무 어릴 적의 일이라 동생이 태어났을때 내가 어떻게 대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둘째 동생이 태어날때는 나도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나고, 막내 동생은 어렴풋이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 중 하나였다. 아직 뱃속에 있는 막내 동생을 기다리던 기억,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가서 안계셨던 기억.
책 속 주인공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집에 오게 되었을 때는 모든 집의 일과가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태양'이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첫째가 느낄 수 있는 복합적이고 양가적인 감정들이 아이들의 말로 잘 나타나있다. 동생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첫째라서 모든 일의 처음이 된다. 모든 시행착오의 첫번째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누구도 능숙하게 처음부터 모두가 바라는 첫째가 될 수는 없다. 첫째라면 이래야지, 저래야지 하는 모든 것들은 첫째에게도 낯선 것들 투성이다. 이 책은 모든 첫째 아이들의 공감을 자아내어 첫째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한편, 첫째 아이를 둔, 첫째가 아니었던 부모님들이 첫째의 처음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