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젊은 부자들
박용석 지음 / 토네이도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은 그 기획도 참신했고, 담겨있는 내용도 읽을만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은 거의 없었고, '재산을 모은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꽤 쏠쏠히 읽는 재미도 있게 담아놓았으니까요. 그 이후, 짝퉁들이 넘쳐나는 모양이지만, 그 책을 넘는 내용을 가진 책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제목도 그렇지만, 그야말로 '한국의 부자들'의 진정한 짝퉁입니다. 내용면에서 새로운 것은 거의 없고, 그나마 억지로 추가된 브릭스니, 환율 등의 얘기는 이 책의 다른 부분에 비해서도 수박 겉핥기이며, 뒷부분의 옷 입는법에 이르러서는 실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그리고, 어디엔가 차의 가치를 몇 년 간의 복리로 계산하여 차 값이 너무 비싸다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취재한 것처럼 쓰여있는데, 이건 명백히 워렌 버핏의 표절이지요. 취재원의 표절을 모르고 실은 것인지 글쓴 이의 표절인지는 모르겠지만, 재테크의 전문가이고 책 한 두 권 쓴게 아닌 저자가 버핏의 이 에피소드를 몰랐다고는 믿기 어렵군요.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대부분의 재테크 책들이 그렇듯) 사서 보기는 돈 아까운 책입니다. 그래도 너무 악담만 하긴 그러니 약간 변호를 해준다면, 저자가 책을 쓴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너무 엉성한 글은 아니라는 점. 따라서 '한국의 부자들'을 읽지 않은 사람은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누가 제게 묻는다면 이 책보다는 '한국의 부자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부자들'은 저자가 자신을 최대한 감추고 취재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는데, 이 책은 저자가 자기가 하고싶은 말 (그것도 별 대단할 것은 없는)을 하기 위해 취재한 것을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사실 취재의 진실성도 크게 떨어지고요.   

알라딘에는 별 없음이 없어서 좀 아쉽습니다. 어쨋든 이 책은 별 한 개 이상은 주고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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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끝났다
윤태경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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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라딘에서 공짜로 끼워준 책이었지만 읽은 후에 이렇게 읽은 시간조차 아까운 책은 정말 오랫만이다. 차라리 아무 인터넷 포탈을 30분만 읽어도 이보다는 나은 정보를 주지 않을까 한다.  별 하나도 아깝지만 그나마 입력을 안하면 안된다니 할 수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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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골동양과자점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장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었을 때에도 무척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의 미덕은 주로 개성있고 다양한 캐릭터들과 주어진 상황 하에서 그 캐릭터들이 펼치는 일견 과장되고 일견 웃기지만 기본적으로는 따뜻한 행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캐릭터들이 좀 극단적인 면이 있지만, (게이는 마성의 게이, 권투선수는 최단기 세계 챔피언, 재벌 아들에 수재, 동경대 수석의 전 경찰 아저씨...) 조성하는 상황들의 일상성이 그런 극단성을 덮어주기 때문에 시시하거나 엉터리같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마성의 게이는 현실에서는 그때문에 늘 직장에서 쫓겨나고, 세계챔피온은 번 돈을 다 기부해버려서 그냥 갈 곳없는 빈털터리 젊은애, 수재인 재벌아들은 평범하게 살아갈 뿐.) 아뭏든 구석구석 마련해놓은 복선도 꽤 잘 수습했고, 각각의 에피소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아주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결말은 좀 아쉬운데, 애초에 막가는 코믹한 만화였던걸 생각하면  여운을 남기느니 그냥 범인을 타치바나가 잡아머리고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균형이 잡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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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읽은 소설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소설다운 소설이라는게 무슨 뜻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질문에 당장 대답하기는 좀 어렵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글'을 읽는 재미를 모처럼 느낀 것만은 분명하다. 남의 삶을 바라보는 재미, 그것도 '글'을 통하여. 이게 사실상 소설읽기의 본질이 아닐까? 그래서 이 작품 이후 작가의 아쿠타카와상 수상작 파크 라이프도 읽었고, 이제 열대어를 읽을 차례다.

이제는 일본의 문화에 조금은 익숙해지고, 일본인 친구도 몇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의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엽기성은 아직도 낯설다. 이 잔잔하고 지극히 산문적인 소설에도 그러한 엽기성은 스며있어, 조금은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런데 하편, 그것은 그저 양념이 아니라 소설을 지배하는 일상성의 안티 테제로써 소설의 한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뒤의 화자로 갈수록 엽기성이 짙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이야기의 결말 장면도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엽기성 (=비일상성)이 일상성에 묻혀버린다는 것을 묘사하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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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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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것. 책을 통해서 닿는 그 세계. 늘 책장에서 넘쳐나는 책 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새 책꽂이를 장만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처음 발견한 헌책방에 들어서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으면서 흐뭇한 공감에 빠질 책에 관한 달콤한 에세이들.

그런데, 부모, 형제, 배우자까지 완벽하게 그런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살다니, 저자에게 질투심이 솟는걸 어쩔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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