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채
대풍괄과 지음, 강은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출판사의 1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은 것부터, 삼생을 거쳐 돌고 도는 인연 그리고 단 한 번의 사랑이라는 문구까지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대체 어떤 책인지, 내용은 어떻게 전개가 되는지, 표지와 소개 글이 주는 느낌이 달라서 하루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중국 소설은 한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 많아 다른 책보다 집중을 하고 읽어야 했지만, 다행히도 앞장에 인물 소개가 있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책을 펴자마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었다.


내용은 우연히 신선이 된 '송요'가 옥황상제의 명으로 선계에서 금지된 사랑을 나눈 천추성군과 남명제군에게 벌을 주기 위해 하계로 내려가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다만, 후반부부터 내가 느끼기에는 반전이 있어(최대한 스포를 안하려고 노력 중, 내용이 스포라 모르고 봐야 더 재밌을 것 같다), 여러 차례 뒤통수를 맞으면서 읽었다. 처음에 천추와 남명이 서로 사랑을 나눴다는 이유만으로 정겁을 겪게 하는 옥황상제가 아니꼬워 보였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송요에게도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후반부부터 기구한 운명에 그저 슬퍼졌다.


송요원군, 형문청군, 천추성군, 남명제군 그리고 여우요괴인 선리까지.

인생이 이렇게까지 꼬이고 기구하다고? 어떻게 이런 책이 세상에 나올 수가.


그래도 개인적으로 형문청군과 여우요괴 선리가 나오면서 책 내용이 더 재미있어진 듯하다. 형문청군의 명랑함과 재치, 안 사랑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선리는 너무 귀엽다. 알고 보면 사랑꾼인 여우


여우에게 산 이름을 물어보니 냉랭한 대답이 돌아왔다. "선청산입니다."

선리의 선, 형문청군의 청이라. 나는 닭살이 돋는 걸 느끼며 물었다. "그 이름을 짓기 전에는 뭐였는데?"

여우가 퉁명하게 대답했다. "고등산이었지요."

155p


각자에겐 각자의 인연이 있다. 나만 아무와도 인연이 없을 뿐.

나는 그저 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속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할 숙명이었다. 연인을 갈라놓는 몽둥이가 아니라 강을 건너게 해주는 다리였다.

330p


다 읽고 생각한 건데 주인공을 누구로 정하는지에 따라 글 분위기가 확확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송요였기 때문에 글 분위기가 엄청 어둡지 않고, 도리어 웃음을 유발하는 구간이 많았다. 후반부는 슬펐지만...

하지만 만약 주인공이 천추성군이었다면? 첫 장부터 암울하고 피폐하고,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천추성군...


마지막에는 형문청군이 송요의 윤회를 지켜보는데, 송요가 환생했던 생물 중에 글자만으로도 너무 싫은 존재로 환생했을 때는 너무 싫어서 내가 다 몸부림쳤다. 이 책 중에서 가장 끔찍하고 잔인했던 부분이었다. 많고 많은 생물 중에 하필 그 생물이라니, 너무 끔찍하다......


내용면에서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의 초기작이라 그런지 전개방식과 분량면에서 조금 아쉬웠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 같은데 끝난 느낌? 재미는 있었지만 아쉬운 느낌이 컸다.


그래도 봄에 읽기 딱 좋을 것 같은 책이다. 이름부터 도화가 들어가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복숭아 꽃 향이 나는 듯 했다.



이제 극동의 섬에서 송요와 형문이 마음 편히 사랑만 했으면 좋겠다.


"그래, 맞아. 넌 내 거고 난 네 거야. 우리 사이에 빚이 어디 있겠어."

362p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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