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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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동시에 불행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연 변할 수 없는 것일까?

p.85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었지만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 책.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토론 부분이었다. 인간의 본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베르테르의 말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본성에는 한계가 있어요. 기쁨, 슬픔, 괴로움 등 희로애락의 감정을 참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고, 그 한도를 넘으면 당장에라도 파멸하고 말아요.

p.80

베르테르는 인간의 본성에는 한계가 있어 한도를 넘으면 당장에라도 파멸하고 만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베르테르는 자신의 말처럼 로테를 향한 사랑이 한도를 넘어 죽음으로 인생을 끝낸다. 그렇지만 죽음으로 베르테르는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영원히 로테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육체는 영혼의 감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만큼 베르테르에게 육체는 로테에 대한 사랑을 가로막는 방해물이자 감옥이지 않았을까.

노력을 강점이라고 하면서 어찌하여 지나친 긴장은 그와 반대로 나약이라고 해야 하나요?

p.84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와닿았다. 갑작스러운, 예상치도 못한 상황을 겪었을 때 긴장이 되는 건 당연하다. 근데 거기다가 왜 긴장을 하냐던지, 혹은 자신이 무섭냐 단지, 너는 이래서 안 된다느니 등등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 건 왜 그런 것일까. 긴장을 하면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왜 긴장을 나약이라 해야 하나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가 로테를 사랑하는 절절한 마음이 글자 하나하나에 나타나지만 베르테르의 사랑은 집착의 느낌이 강하고, 로테의 사랑은 연민의 느낌이 강한 듯하다.

사실상 베르테르의 사랑 이야기는 내게 큰 흥미를 주지 못했지만, 베르테르의 삶에 녹아있는 감정과 생각이 흥미를 주었기 때문에 읽는 내내 좋았다.

이 책은 감정의 섬세한 표현력에서 느낄 수 있는 무게감과 크기가 대단한 책이었다. 감정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책 첫 장에는 "... 이 조그만한 책을 그대의 친구로 삼아주십시오."라고 써져있다. 그리고 글이 편지 형식이어서 첫 장의 말처럼 책을 읽는 내내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는 책을 선뜻 내려놓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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