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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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곳곳에서 '불편한 부분'이 드러난다. 비정규직으로 생계를 위해 병이 의심되는데도 일하는 소영(그토록 푸른), 아들보단 딸에게 신경을 덜 쓰지만 그 사실을 인지 못하는 평범하고 착한 엄마, 애들 몸캠을 얻어내는 피싱범(특별재난지역), 전염병은 무조건 남의 애 탓하는 엄마, 여아나 선생을 만지고 성폭행하려고 하는 쓰레기들(두), 사이가 좋지 않은 가족(쓰지 않을 이야기) 등이다.


특히 성차별 문제가 두드러진다. 성차별은 흔하다. 차별인지 인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나에게는 있을 수 있는 일, 차별적인 이야기가 남에게는 과장된 일, 전혀 차별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독서토론을 하며 알았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시선이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에서 차별을 느꼈는지 독자들에게 물어보면 성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해하려 해도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과 '남의 일'은 다른 문제니까.


괴로운 청춘의 이야기도 와닿았다. 생계를 위해 살아가다가 병에 걸리는 이야기를 보며, 매일 회사에 나가는 나를 생각했다. 병에 걸리기는 싫지만 집 밖에 안 나갈 수는 없고, 어차피 돈은 벌어야 한다. 매일 식사를 싸올 수도 없다. 쉰다고 해서 코로나는 없어지지 않고, 일도 없어지지 않는다. 늘어날 뿐이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다는 아르테의 취지가 좋았다. 더 길게 썼다가 몇 번을 지웠다. 나도 그 사이 어딘가에 남고 싶다. 적당한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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