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괜찮아
니나 라쿠르 지음, 이진 옮김 / 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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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은 엄마를 잃고 할아버지와 둘이 살다가 어느 날 할아버지가 실종됐다. 암묵적으로 서로의 방에 들어가지 않다가, 그 때 처음으로 할아버지 방에 들어간다. 할아버지 방에서는 ‘버디’ 할머니가 아닌 홀로 주고 받은 편지와 어머니의 사진들이 발견된다. 마린은 단짝 메이블에게도 연락 한 통 없이, 메이블이 한 수백 통의 연락에도 답 한 번 하지 않고 동네를 떠난다. 모든 걸 두고서.


마린은 엄마에 이어 할아버지의 부재까지 이겨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같이 지낼 때도 거리감이 있었고, 헤어지고 나서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자 더욱 혼란스러웠다. 혼란스럽고 괴롭고 슬프고, 또 외롭고. 마린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그러다 메이블을 다시 만나고, 긴장감 속에서 점점 마음을 다시 열어간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소녀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잘 드러난다. 거기에 메이블과의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져 더욱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이겨낼 수 없을 것 같고,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문제여도 결국은 괜찮아진다.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선정한 프린츠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훌륭한 청소년 소설에 수여되는 상이다. 마린의 내면이 아주 잘 드러나는 서술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책 날개를 뜯어서 책갈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게 아주 색다르고 좋았다.


나는 슬픔을 차단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책에서 슬픔을 찾았다 - P111

기쁜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외로움, 끝을 모르는 검은 외로움이 밀려드는 것을 느낀다 - P173

"카를로스 오빠 방을 왜 치우는데?"

메이블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너 주려고. 방을 새로 꾸몄다고 얘기했잖아."

"난 손님방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방은 너무 좁아. 그리고 거긴 손님이 묵는 방이야." - P177

우리는 그 모든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휴대폰, 지갑, 엄마의 사진 한 장을 들고 훌쩍 떠나기 전까지는 - P216

나는 나의 외로움이 두려웠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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