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서른 살 - 찌질해도 나는 나야, 안 그래?
박도 지음 / 필름(Feelm)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솔직함을 담은 책. 예쁜 글귀가 가득한 에세이도 좋고,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은 에세이도 좋지만 이렇게 꾸밈 없는 솔직함을 담은 책도 참 좋다. 꾸밈이 없다고 생각이 짧은 건 아니고, 작가를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본인을 찌질하다고 하지만 글쎄, 그냥 솔직하고 친근한 사람이다.


때로는 솔직함과 무례함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내뱉어야 시원하다. 그래서 회사 생활에 괴로움을 느끼기도 하는 점이 나와 닮은 듯하다. 다행히 예민한 편은 아니고 회사를 오래 다니면서 많이 참았지만 한 번 문제를 느끼기 시작하면 내뱉고 싶어진다. 돌려 말하는 재주는 없다. 정말. 같은 말을 해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난 돌려서 말해도 돌린 것 같지 않다고들 하지? 저자의 소소한(?) 고민들에 공감이 간다.


작가는 글로 잘 먹고 잘 살고 싶다고 했는데, 최근 작가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인스타그램이 더 날것 그대로인 듯해서 더 눈길을 끈다. 지금 해외에 체류하고 있으니 해외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본인만의 생각을 담아내면 또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저자가 생각할 때는 맨하탄에서의 찌질한 삶일지 몰라도, 같은 상황에서도 더 많은 생각을 하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사람이니까. 역시 글쓰기 습관이 중요한가 싶다.


좋은 책은 많지만, 오랜만에 마음이 가는 에세이를 만났다. 좋은 책이랑 좋아하는 책은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자주 있지는 않는데 말이다. 에세이는 김민철 작가 이후로 없다시피 했는데. 다음 책이 나와도 보고 싶다.

소위 찌질한 사람들은 대체로 솔직하다. 표현에 능하고 기본적으로 감정을 잘 드러낸다. 그 감정들이 외부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누가 봐도 찌질한 게 티가 난다. - P11

열정도 사람의 영역인지라, 방향을 알려주지 않으면 ‘에라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이내 식어버린다 - P23

일단 지른다. 공격한다. 부당함을 견디는 인내도 없다. 예민한 데다가 공격적인 성향은 솔직한 성격으로까지 이어진다. - P2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