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첫 도둑질은 살아남기 힘든 북극에서 벅이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증표였다. 환경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그의 적응력을 암시했는데 그것이 없으면 곧바로 끔찍한 죽음을피할 길이 없었다. 그것은 한 걸음 나아가 그의 도덕성이 마모되고 붕괴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생존경쟁이라는 무자비한 투쟁에서 도덕성은 허영에 불과하고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개인의 감정과 재산을 존중하는 것은 사랑과 동포애의 법이 발휘되는 남부에서나 가능했다. P.33그러나 손턴을 사랑하는 벅의 마음이 아무리 강해도 그것은 부드러운 문명의 산물이었고, 북극이 불러일으킨 원시적 기질은 그대로 살아 벅의 내부에서 꿈틀거렸다. 불과 지붕의 산물인 충성심 그리고 헌신적 사랑과 마찬가지로 야생의 거친 본성과 약샥빠른 책략도 그의 것이었다. P.94그는 공터 한가운데로 걸어 나가 좀 더 주의 깊게 그 소리를 들었다. 바로 그 부름, 여러 곡조가 합쳐진 부름이었고 어느 때보다 더 유혹적이고 절실하게 울려 퍼졌다. 처음으로 그는 부름에 복종할 준비가 되었다. 손턴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를 묶어 놓았던 마지막 끈이 끊어진 것이다. 인간 그리고 인간의 어떤 요구도 그를 더 이상 묶어 놓지 못했다. P.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