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을 떠나 책을 만든 기획력과 제목 그리고 표지 이 세가지가 정말 뛰어난 책인 것 같다. 표지와 제목은 이 책이 무엇을 얘기하든지간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책의 크기 또한 포켓북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작은 사이즈이다. 여행 이나 출장갈 때 함께하기 딱 좋을만큼의 크기이다. 이런 모든 점에서 책의 기획력을 높지 사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책의 내용은 어떠한가?
7명의 인물을 통해 그간 일반적으로 알려졌던 사실 혹은 오해할 만한 사실들에 대해 작가는 전문가적 입장에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대중 역사서에 충실하게 많은 일화들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2년전쯤 작가의 ‘정기문의 식사‘라는 책을 흥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이 책에 금방 손이 갔던 거 같다.
이 책은 분량과 다루는 인물의 숫자를 보더라도 좀 더 가볍게 서양사를 이해하게끔 쓰여진 책인 거 같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유럽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면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구약성경을 읽다 보면 다윗이 원래 이스라엘 족속의 애국심이 강한 청년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용병을 거느린 용병대장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는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군대를 거느리고 어느 편이든 돈을 많이 주는 쪽을 위해 싸웠다.........그런데 사울이 갑자기 죽게되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시 다윗에게 접근했다. 다윗은 그들의 청을 받아들여 팔레스타인 군주인 아기스를 배반하고 다시 이스라엘 쪽으로 왔으며 그 후 자신의 군사력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 p.47
그들이 네로를 비판했던 이유는 주연을 베풀 때조차 네로가 과습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네로는 지배층이 받아왔던,합당한 대접을 부정하고, 무명의 시민들을 환대했다. 좋은자리는 상층 엘리트가 아니라 노예, 검투사와 같은 하층민에게 내주었다.
예전에 귀족들은 좋은 자리에서 자기들끼리좋은 음식을 먹었지만, 네로가 베푼 주연에서는 구석에서 하층민과 어울려 식사해야 했다. 그런 식사를 하고 나온 귀족들은 네로를 천하의 나쁜 놈으로 규정하고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없애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p.124
신분을 따지자면 농민, 부르주아, 그리고 도시의 민중은 모두 제3신분이었다. 프랑스.혁명 때 줄곧 주도적인 역할을했던 시에스에 따르면 제3신분은 국가와 사회 유지에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하고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모든 것‘이지만 귀족으로뷰터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p.277
당통과 함께 산악파의 주요 지도자 마라는
˝자유는 폭력을 통해서만 확립될 수 있습니다.국왕들의 독재를 분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자유의 독재를 조직할 시기가 도래할 것입니다˝라고 연설했다. 마라는 이 연설에서 혁명을 지키려면 폭력으로 독재를 해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통은 마라의 견해에 적극 동의하여 고안위원회를 창설했다. 이렇게 공포정치의 주요 기관인혁명재판소와 공안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들이 ‘공포‘를 휘두르고 있을 때 프랑스의 최고 지조자는 로베스피에르가 아니라 당통이었다. p.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