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베스트셀러인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의 작가인 만큼 짧은 분량에서 핵심만을 언급하는 능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제목은 다소 자극적이고 마치 사생활의 큰 비밀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각 임금별 주요 핵심적인 정책과 시대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인 거 같다. 물론 임금의 개인적인 성격으로 인한 에피소드와 비하인드 스토리도 충분히 다뤄지고 있다.더 놀라운 것은 임금들의 비밀스러운 부분도 모두 기록하는 조선시대의 기록문화에 대한 부분이다. 이 책도 대부분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정식 기록인 실록에 가감없이 왕의 민낯의 모습도 기록한 부분은 조선왕조실록이 가진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심온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이 당시 좌의정 박은인 것처럼 꾸며놓은 것이나 민무구 형제를 죽일 때도 이화와 하륜과 같은 대신들의 의견인 것처럼 연출한 것이나 양녕대군을 내쫓은 것고 조정 대신들의 공론에 의한 것처럼 만든 것이나 모두 그랬다. 본인이 주모자 이면서 교묘하게 다른 사람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좋게 말하면 영리한 것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영악하고.야비한 품성을 지닌 왕이었다. p.80그런와중에도 인종은 계모 윤씨에게 효성을 다했다.임금이 장례 치르는 일에 예를 다하고 자전대비를 지극히 효성스럽게 받드니 여러신하가 임금에게 내통함을 억제하여 몸을 보전하기를 청했으나.듣지 않고 점점 병이 되었다. 을사년 6월 27일에 벼락이 경회루.기둥을 때려서 둘러싼 쇠가 부서지기까지 하니, 인존이 위독한 와중에도 이렇게 말했다. ˝벼락이 어디를 때렸느냐? 대비께서 놀라셨을까 걱정이구나.˝ p.210저리한 일은 이리하지 않았다고 꾸중하시고, 이리한 일은 저리하지 않았다고 꾸중하였다. 이일 저일 다 격노하시며 마땅치 않게 여기셨다. 심지어 얼어 죽는 사태나 가뭄으로 인한 재앙 같은 천재지변이 있어도 ˝쯧쯧 이는 다 소조에게 덕이 없어 이러하다.˝며 꾸중했다. 일이 이러하니 소조는 날이 흐리거나 겨울에 천둥을 치면 또 무슨 꾸중을 들을까 하여 근심하고 염려하였다. 그래서 모든 일에 겁을 내며 몹시 두려워하였다. 그런 까닭에 망령이 나서 병환의 징조가 싹트고 있었다. p.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