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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풀무질 - 동네서점 아저씨 은종복의 25년 분투기,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은종복 지음 / 한티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25년동안 대학 앞에서 소규모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서점 주인 혹은 사장님(이 책에서는 서점 아저씨라고 한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다녔던 대학앞에도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인문사회과학 서적을 주로 취급하던 서점이 있었다. ˝마가책방˝(그 곳에서 사랑의 단상과 시뮬라크르 샀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그 마가책방 옆에는 어느정도 규모의 서점이 있었고 그 곳에서는 많은 전공서적과 수험서적이 있었던 거 같다. 온라인 서점이 없었던 그 당시가 이런 작은 서점과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서점이 우리 주변에 늘 존재했었다.
지금은 인터넷서점과 부분도서정가제 그리고 대형 중고서점 등으로 인해 소규모 책방은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의 작가도 현재 어려운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고 또 나름의 주관을 가지고 일생을 살아가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혼자만 잘 살고 더 풍요롭기 보다는 공동체 모두가 함께 더 잘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그렇게되기 위해 실천하는 삶에 존경을 보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90년대 특히 풀무질 책방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고, 책이 많이 팔리던 그 시대에 대한 작가의 끝없는 과분한 찬사가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결국 작가 본인과 풀무질 서점의 전성기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 약육강식의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려서 그 아쉬움을 토로하기 위한 표현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의 25년 분투기는 내게 완전도서정가제와 더불어 골목상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대학 앞에 풀무질 같은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하나둘 다시 생겨났으면 좋겠다. 우라나라에서는 참 힘든 일이다. 동네에서 책도 많지 않고 드나드는 사람들도 적다. 하지만 왔던 사람이 또 오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온다면 문을 닫지 않는다. 어차피 돈을 많이 벌려고 책방 일을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p.10
그렇개 술마시고 책을 사고 공부를 하고 데모를 하던 학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년이 지나 그때 학생들이 아이를 데리고 다시 책방 풀무질에 와서 ˝이곳이 내가 대학 다닐때도 있었던 책방이야˝ 라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한 권 고르라고 말을 하면 난 코 끝이 더욱 찡해진다. ˝삐삐˝와 ˝풀무질 알림판˝ 이 있었던 시절이 그립다. 세싱을 맑고 밝게 바꾸려는 책도 많이 팔려서 더 그립다. p.79
유럽에는 대학 앞에는 새책방도 대여섯개씩 있고 한 책방도 그만큼 있다. 책방들은 저마다 다르다. 어느 곳은 문학, 어느 곳은 음악/미술, 어느 곳은 철학, 어느 곳은 사회과학 책들을 판다. 우리나라는 언제 이럴 수 있을까. 책방을 하려는 사람들이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루어질 수 없다. 나라 정책입안자들이 책이라는 상품을 다른 공산품과 똑같이 다루는 한 이루어질 수 없는 끔이다. p.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