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왕가위.존 파워스 지음, 성문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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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내 20대 시절의 추억과 같은 이름이다.
열혈남아로 시작해서 중경삼림에서 절정으로 치달았고, 그리고 화양연화와 함께 사그라졌다.

지나고 보니 와닿는 건 그게 제 첫 영화였고 첫 경험이었단 사실입니다. 이전까지 고속도로를 달려 본적없는 10대가 지금은 페라리 운전석에 앉아 그 차의 속도의 힘에 파묻힌 채 다른 차를 추월하고 차선도 바꿔가며 신나게 질주하는 그런 경험이었죠. 내가 또 시나리오 없이 찍는 감독이니까 지도도 안 보고 운전하는 것 같았을 거고. p. 104 「열혈남아」

나는 그들이 고립된게 아니라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거라고 하소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도 즐거운 거고요. 영화에서 양조위가 왕페이 앞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장면이 나와요. 그 장면에서 바깥의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너무 빨리 움직여서 흐릿하게 보입니다. 그렇게 찍은 이유는 저들은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이고 초점은 두 사람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p.128 「중경삼림」

영화가 비밀을 품은 채 끝난다는 건 알았지만 그걸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문제였죠.....양조위가 아핑과의 대화 중에 비밀이 생기면 구멍에 대고 말하는 어떤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짆아요. 양조위도 자기 비밀을 앙코르와트에 말하게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p.162 「화양연화」

빔 벤더스가 자기 책을 두고 한 말 같은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하려 했던 도전은 ˝묘사가 불가능한 경력을 묘사하려는 시도˝였다고. 저는 제 영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거든. 사람들이 재즈를 두고 ˝무엇인지 꼭 물어봐야겠다면, 결국 영영 모를 것이다˝라고 하는 것처럼요.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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