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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 - 동화 속에 숨겨진 사랑과 인간관계의 비밀
웬디 패리스 지음, 변용란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지금 스물살이 한창 넘었다. 책의 제목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나이에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 동화같은 세상을 꿈꾸기에는 너무 늙었다. 동화같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도 그것이 '꿈'에서 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자기 변명에 충실해야 하며, 인간이란 존재는 참으로 복잡하고 모순적이라는 사실을 내 삶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스무살이 넘어 다시 읽는 동화>는 최근에 읽은 책중에서 가장 나를 실망시킨 책이다. 이 책은 객관식의 항목을 정해놓고 미리 정답도 체크 해놓은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관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공간을 남겨 놓지않았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보면 '스무살이 넘어 다시 동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세월이 지나도 녹슬지 않는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화는 환상 속에서 펼쳐지는 얘기지만, 동화에서 쓰이는 마법의 효력은 현실에도 유효한 것이다.' (13쪽) 라는 것이 저자의 믿는 바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마법의 효력'이 통하지 않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 책이 올바른 균형을 이룰려면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부분인데도 저자는 그냥 넘어간다. 단지, 아름다운 꿈을 꾸라고만 한다. 세상은 알라딘의 램프처럼 우리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하나의 생각을 전개하기 위해서 삶 전체를 왜곡해서는 안된다. 마녀의 거울이 아무리 '주인님이 가장 아름다우십니다'라고 해도 현실은 똑바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문체가 내용을 가리고 이미지가 사실을 왜곡하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