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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엮은 그림 이야기
김정희.빨간모자들.이정인 외 지음 / tampress / 2021년 6월
평점 :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면 된다고 한다. 문화센터, 미술학원, 화실도 아닌 책방에서.
이젤과 선생님과 커리큘럼은 없고 각자 들고 온 스케치북과 도구들을 꺼내어 '자기 그림'을 그린다. 대부분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6명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그림을 그렸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이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이다.
"마음먹은 일을 시도하는 일은 설레기도 하지만 시간과 품이 많이 든다. 그렇듯 모든 과정을 오롯이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시작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그것은 곧 '주체성'을 회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13쪽)
이 책의 발행인이자 저자 중의 한 사람인 김정희 씨는 모임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오늘 그린 '나의 그림'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요. 그 시간은 모두가 집중해서 들어줘요. 그러고 나면 그림이 다시 보이고, 그 사람을 알아 가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이게 쌓이다 보니 결속력, 소속감 같은 그런 끈끈함이 생겼어요."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처음 모임에 나오는 순간 색다른 경험을 한다. 그림의 소재나 재료나 도구 등등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작은 선택들이 일상의 변화를 만들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주체성을 회복하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헤르만 헤세도 문학이 주지 못했던 그 어떤 것을 예술을 통해 발견했다고 하니 어쩌면 그녀들은 참 현명한 선택을 했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