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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 첫 2초의 힘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슈렉>에서 슈렉은 밤하늘에 떠오른 별과 달을 보다가 덩키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왜 사람들은 보이는 것 너머에 또 보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지?' <슈렉>에서는 보는 것의 한계를 말하지만 <블링크>의 저자 말콤 글레드웰은 첫 2초의 힘을 강조한다. '보이는 것의 너머를 보는 눈'과 세상을 꿰뚫어보는 순간적인 판단 '첫 2초의 힘' 모순되는 말같지만 사실 같지만 똑같은 말이다.
블링크blink는 2초 안에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을 말한다. 저자는 '블링크'를 강조하지만 그에 대한 오류도 분명히 지적한다. '블링크'가 단순한 느낌이나 직감은 아니라고 한다. 순간적인 판단은 우리가 얼마나 그 문제와 관련된 영역에 대해 감각을 키웠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판단 능력은 다양한 자료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순간 판단을 잘 하기 위해서는 판단에 필요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 없이 순간 판단에 기대는 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순간적인 판단은 어떤 분야에 있어서 특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정말 특별한 것이다.
과연 세상을 꿰뚫어보는 첫 2초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자기 분야에서 끊임없는 관찰과 통찰력과 애정이 함께 동반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블링크의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영화 <굿 윌 헌팅>에서 숀은 천재소년 윌에게 말한다.
"여자에 대해 물으면, 넌 네 타입의 여자들을 이런저런 기준으로 논하면서 장황하게 떠들어대겠지. 하지만 한 여인 옆에서 평화롭게 잠들었다가 아침에 다시 눈 뜰 때 느끼는 행복이 뭔지는 모를 거다."
"사랑에 관해 물으면 넌 멋진 사랑의 시 한 구절까지 읊조리면서 답해주겠지만, 한 여인을 만나 사랑하고 절망하면서 그 쾌락뿐 아니라 그 아픔까지 뼛속 깊이 느껴본 적은 없을 거다."
사물을 꿰뚫어보는 극단적인 '블링크'의 힘을 키우는 것보다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살피고 헤아리는 것이 진정 필요한 것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