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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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대니얼 키팅의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입니다. 불안에 관한 이야기는 비단 한국 사회에서만 화두가 아닌가 봐요. 알랭 드 보통의 전작이 그랬고, 최근에 서점을 채워가는 많은 번역서들의 주제에서도 그 경향이 보이는 듯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드릴 책은 그 불안이라는 절박한 질문에 대답을 마련해 줄 책이라고 할까요.



2.

  우선 책의 저자인 대니얼 키팅은 발달심리학 분야의 권위자로서 미시간대학교에서 심리학, 정신의학, 소아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사실 심리학이라는 학제가 작금에 이르러, 진화심리학에 편입되면서 (그러니까 인문학적인 요소들보다 자연과학적인 요소들에 크게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이야기들의 경우, 정량적인 수치들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감정이 '불안'이나 '스트레스'같은 것이라면 대중들도 더는 유사과학에 설득되지 않고 구체적인 호르몬 수치나 생물학적인 설명을 듣고 싶어하는 식이지요. 그런 면에서 저자의 이력이 가지는 강점이 있고, 책 곳곳에서도 그런 점이 잘 드러납니다. 

  예컨대, 5장은 "일, 사랑, 관계에서 문제를 겪는 사람들"입니다. 성격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은 걸까, 라는 질문에 저자는 어딘가 에세이스러운 대답을 하지 않아요. 정확히는 생후 1년까지, 영아기와 청소년기에 생성되는 뇌세포 수와 이후 삶의 단계에서 개선되는 뇌 회로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하게 되지요. 





3.

 책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느 정도 서사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본인의 관심이 기우는 쪽으로 먼저 발췌독을 하는 방식 역시 추천합니다. 그러니까, 160페이지에서는 "모든 것이 다 부모 탓이라고 생각하는 재니스"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가게 되는데요. 재니스라는 어느 곳에나 있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들의 심리와 불안, 스트레스를 서술하게 됩니다. 이처럼, 차례를 읽어보면서 본인의 불안과 대치되는 부분부터 그 상황과 대응방안을 적확히 응시해나갈 수 있는 책이에요. 어쩌면 불안이라는 감정은 어줍잖은 위로와 문장들보다는 그렇게 적확한 수치와 관련 사례로 해결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불안에 관한 학계의 진단과, 감정의 기저에 깔린 흐름들을 적확히 파악해내고 싶은 분들께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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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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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오늘 소개드릴 책은 서중석 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입니다. 사실 현대사에 대한 평가는 필연적으로 유예될 수밖에 없을 뿐더러,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제 아무리 순도를 높인다고 해도 한계를 가집니다. 고대사나 중세사에 비해 더욱 그런 편이죠. 사실 현대사는 책을 펴내는 입장에서도 다루기 어렵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어떤 컨텐츠를 골라야할지 두려운 것일 테지요. 그런 면에서 확실히 오늘 소개드릴 책이 가지는 장점이 있달까요. 사실 현대사라는 게 당장 부모님 세대가 직접 피와 살로 겪어낸 이야기임에도 그것들을 활자로 접하다보면 어딘가 멀게 느껴지잖아요. 책은 거의 모든 페이지의 컬러사진과 관련 자료들을 빼곡하게 담아내고 있어서 상당히 압도적인 체험을 선사합니다.




2.
  2018년 2월부로 개정증보판이 나와 있고 웅진에서 펴낸 만큼 지면의 퀄리티나 편집적인 부분은 손색이 없습니다. 저는 이 책이 크게 주목받지 않은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사실 현대사에 대한 수요는 꽤 큰 것으로 아는데 (이건 저의 생각입니다만..) 특히, 작금의 국정농단과 여야의 불균형을 보면서 더욱이 커질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지름길을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겁니다. 사실 역사를 다루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서두에서 저자가 밝혔듯, 특정 사관에 편중되지 않으려 애를 쓴 모습이 역력하고요. 그럼에도 어딘가 좌파적인 냄새를 맡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 필터가 편향된 것이 아닌지 되물어야 할 것 같아요.



3.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단순히 사실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당대의 문화적인 요소들을 곳곳에 넣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역사의 이해에 있어서 깊이를 확장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예컨대, 우키시마호 폭침사건을 다루면서는 그 사건을 다룬 북한 영화인 <살아있는 령혼들>의 관련 사진들을 삽입해 놓았는데, 이런 세심한 부분들이 당대의 결을 잘 살려내고 훨씬 와닿게 만드는 요소같아요. 역사서의 경우, 관련 사진들의 저작권 문제로 더욱이 귀한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정말 많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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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노히 1 - 시무룩 고양이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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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명은 '큐라이스'인 모양이에요. <네코노히는> 이번에 재미주의에서 번역된 만화로, 일본 현지 트위터에서는 상당히 화제가 되었습니다. 집사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나만 없어 고양이'같은 조어가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그러한 흐름은 옆동네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에요. 얼마간, 캐릭터의 시무룩한 표정이 어딘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하는 만화입니다.



2.

  우선 트위터라는 매체로 촉발된 장르라는 특이한 배경을 가지고 있고요. 책의 형식을 보자면... 4컷 만화 비슷하게 작품들이 소재별로 전개되는데 별다른 서사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만화의 본질에 온전히 충실한 책이에요. 와중에, 이 만화가 크게 성공한 이유를 생각해보면....아무래도 네코노히 캐릭터가 상당히 많은 실패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인에게 '실패'라는 것은 사실 식사처럼 흔한 일이기도 하고, 중세시대나 신화에서처럼 치명적이지 않거든요. 얘기는 성공이나 실패같은 연속적인 많은 일들이 그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네코노히가 보여주는 덤덤함과 시무룩하지만 긍정을 잃지 않는 표정들은 함의가 크겠지요. 정확히는, 네코노히의 성공이 가지는 함의가 크달까요.


3.

  현지에서는 짤방의 형태로 상당히 유통되는 모양인데, 사실 일본의 문화는 흔하게 한국으로 훌쩍 넘어오곤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트렌디한 부분이 있는 책이고 애묘인이라면 이미 힙한 만화로 유명한 모양이더라고요. 출판업계에서도 네코노히의 성공을 발판 삼아 트위터를 비롯한 판촉을 비롯해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소소한 실패와, 그 실패를 다루며 또 소소하게 성공하는 이야기입니다. 확실한 힐링이 되어 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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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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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잘 알려진 아툴 가완디의 신작, <어떻게 일할 것인가>입니다. 저는 현직 의사가 쓴 가장 멋진 글을 알고 있는데요. 폴 칼라니티의 <숨결이 바람될 때>입니다. 어딘가 아툴 가완디에게서 폴 칼라니티의 분위기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전혀 다른 저자로 비치기도 하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책은 쉽게 말해서 직업인의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2.

  본인이 외과의이기 때문에 당연히 본인 직업의 특질들로 서사를 시작하지만, 분명히 모든 직업이라는 게 가지는 공통된 특질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게 됩니다. 성실함, 올바름, 새로움. 그러니까 어떤 직업이라도 성실함이나 올바름, 새로움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특히 올바름에 대한 성찰에서는 의료인의 윤리와 맞물려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동시에 본인도 많은 것들을 내놓으면서 글을 써 내려가는데, 이를 테면 두번째 파트의 6장은 '얼마를 벌어야 충분할까'입니다. 의사가 얼마를 벌여야할지 궁금하시다면 역시 일독을....



3.

  .....나에 대해서도 간파했을 것이다. 레지던트 자리는 이미 따놓은, 마지막 실습 중인 의대생. 그가 나를 믿었을까? 아니, 믿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할마니의 상태를 확인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사례입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레지던트는 아툴 가완디 본인이고요. 당시에 사수가 아툴 가완디의 보고를 믿지 않고 그저 조금 더 성실하게, 환자를 잘 돌보아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사례로 책을 열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성실함이나 올바름, 같은 사항들은 비단 의료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종교인, 예술인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오히려 의사라는 전문직의 사례들이다 보니 더욱 풍성하게 와 닿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자기계발서는 오히려 이런 형식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의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직업관에 대한 에세이, 혹은 본인의 직업윤리에 대해 날을 날카롭게 벼리고 싶은 분들께 책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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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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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 경우, 처음 접하는 저자들이네요. 두 형제는 이미 <스틱>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하고 칩 히스의 경우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경영대학 조직행동론의 교수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이미 표지를 빼곡히 채우는 저자들의 경력들이 이 책의 방향을 잘 말해주는 것 같아요. <순간의 힘>은 그러니까 '평범한 순간을 기회로 바꾸는 설계의 기술'에 관한 책입니다.


2.

  책은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이라는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파트마다 클리닉을 제시하고 있고 그 클리닉이라는 것이, "기계적인 회의 때문에 숨이 막힌다",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부서 갈등" 같은 상당히 현실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책은 단순히 조언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디까지나 사례와 사연 중심으로 호소력을 얻어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열정과 월급 이상의 가치' 챕터에서는 예일대 교수인 에이미 브제스니예프스키의 연구결과를 얘기하기도 하고, 백분위를 활용한 통계학적인 사료를 제시하기도 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여러 팁들이 문학적인 언어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는 맛도 훌륭합니다. 그리고 어딘가 교과서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마지막에는 리뷰 챕터를 따로 마련해서 앞의 내용들을 돌아보며 반추하기도 해요. 그러니까 이미 책 자체가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독자들을 계몽하려는 부분들이 있어 그 열정에 흔들리지 않기도 힘듭니다. 


3.  

  1만 시간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어떤 열정이나 노력, 끈기도 어느덧 옛말이 되었지요. 그런 면에서 한층 더 나아가 조금 더 내적인 차원에서의 동력을 얘기하는 책입니다. 결정적 순간이 왜 남들에게는 오고 나에게는 오지 않을까, 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께, <그릿>으로 유명한 앤절라 더크워스가 극찬을 하기도 한 책으로써 인생의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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