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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패밀리 - 하루 24시간, 우리 가족에게 벌어지는 신기한 과학 이야기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옥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1.
<E=MC2>을 비롯해 <시크릿 하우스>같은 걸출한 저서들로 유명한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시크릿 패밀리>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과학 입문서....라고 한다면 벌써부터 지루해지니까요. 사실 그런 관용어구로 묶어 추천하기에는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글들은 훨씬 매력적입니다. 사실 과학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면 얼마간 학계에서 날고 기는 학자들보다 저널리스트의 글들에서 훨씬 설득력을 느끼게 돼요. 그러니까 자연과학을 전공한 저로써도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오늘 추천드릴 <시크릿 패밀리>의 경우도 탁월한 부분이 있어요.
2.
책은 등장인물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과학책인데 웬 가족소개냐구요. 데이비드 보더니스의 글들이 멋진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남편 : 책상 위의 실내 화초가 남편을 향해 조용히 숨을 내뿜고, 남편은 새벽 4시에 경험하는 우리 몸의 자동 안구 세척, 당 방출 호름론의 분비, 방광압의 변화 등을 겪는다. 수십 개의 뇌세포는 돌연 그 존재가 소멸되고 앞서 헬스클럽에서 용감하게 상용했던 배 근육세포가 천천히 복구된다....
이런 식이란 말이죠. 딸과 아들과 아기까지 소개를 마치고 나면 책은 본격적으로 1장을 시작합니다. 1장의 제목은 "아침, 가족의 식탁에서는"입니다. 어지간한 소설책보다 독자들의 흥미롤 둗우는 형식을 갖춰두고 잇습니다.
3.
여기까지 소개를 하게 되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입을 삐쭉 내밀게 됩니다. 명색이 과학 교양서인데 너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 하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책은 예컨대, Dermatophagoides ptero-nyssnus(세로무늬먼지진드기)같은 학명을 그대로 가져와 세균을 소개하기도 하고요. 관련 현미경 확대 사진을 수록해 놓기도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저자 특유의 친절한 설명, 그러니까 다리가 8개에 코뿔소같이 커다란 목을 가진 거대한 무장 짐승이 모습을 드러낸다.....라는 식으로 묘사를 해 주는 거예요. 이런 문장을 현역에 지긋하신 교수님들이 쓰게 되면 어떨까요. 가족과 집이라는 테마의 테두리를 두른 생명과학과 많은 자연과학 학제들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유려하게 풀어내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께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