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451 환상문학전집 1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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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나라 SF계에서는 유명한 편집자이자 번역자인 박상준 씨가 세번째로 번역하여 낸 책이다.

처음엔 성무란 출판사에서, 그 다음은 시공사에서, 마지막으로 황금가지에서..

성무에서는 강창래라는 역자 이름을 달고 나왔는데,

정확한 사정은 모르나 어떤 사정에 의하여 다른 이의 이름으로 나왔고

그 뒤 시공사에서 정확한 역자의 이름을 달고 나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전 두 판본의 번역은 많은 이들이 지적하건데 아쉬움이 많은 번역이었다.

저자인 레이 브래드버리의 대표작 중 하나로 많은 메타포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텍스트들의

함의를 전달하기는 매우 어려웠던 책들이었다.

 

이번 황금가지 판은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완전판이라 하여 기대가 많았는데,

번역자 역시 스스로 후기에서 이전 판본의 아쉬움을 인정하고

새로이 정리하여 번역했다 하며

책의 말미에는 브래드버리의 기념 인터뷰까지 번역되어 실려 있어

SF 팬으로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심각한 문자 중독증이 있는 나에게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책이 없는 세계'를 그린 책.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근미래 세계에서는

많은 혼란과 논쟁의 원인이 되는 책을 악으로 규정하고

소방서와 대비되는 개념의 방화서를 두어

책은 보이는 족족 불살라 버리며,

책을 소유하는 것이나 읽는 것 모두 중범죄로 처리되어 처벌받는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즉시적이고 자극적인 TV방송과 같은 정보에만 스스로를 노출할 뿐

지식이라 할 만한 것들의 축적이나 재생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직 위정자들의 전쟁 놀이에만 투자가 되고 있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이런 세계에서 TV 중독자 아내를 둔 방화수로서

이런 세계의 모습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뭔가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가진 아이와의 만남으로 최초의 의문이 발생하며,

그 아이의 실종과 죽음,

아내의 중독 등의 일련의 사건을 거쳐

책과 함께 죽음을 택한 노파의 죽음을 목도하고 나서

 

자신이 태워 온 책과 그에 담겨져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실존적인 의문까지 더해져

점점 그는 이제껏 살아온 인생과 세계관의 혼란을 경험한다.

 

결국 파괴적인 모습으로 그 세계를 빠져나온 그의 앞에 다시 한번 펼쳐지는 전쟁후 세계에서

책의 모습이 아닌, 기억으로 축적된 지식들은

사회 재견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인지를 독자의 상상에 맡긴 채 책은 끝난다.

 

SF지만 복잡다난한 과학적 설정이 아닌,

단 하나의 설정으로 인류사의 진화에 대해 큰 화두를 던지는 책으로 읽힌다.

그랬기에 이 책이 그토록 많은 논쟁거리의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거시적 화두에 앞서,

미시적인 화두를 내 개인사로 돌려 보아 생각하면,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가?

책에서 무엇을 얻고 있나?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든다.

 

차분하게 곱씹어 생각해 볼 질문들이다.

 

문자 텍스트가 없는 시대상을 묘사하기 위해서

크레딧을 나레이션으로 불러주는,

프랑스 뉴웨이브 영화의 거장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의 영화 "화씨 451"를 보고 나서

종합적으로 이 책이 던진 질문에 대답을 찾아볼 숙제가 남았다.

 

짧은 중편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는 이 책은,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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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하게 잘려나간 버전이 아닌 4시간 풀 버전을 다보면 이 영화의 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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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의 결말.. 엠마누엘 베아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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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종소리에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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