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192센티 레인보우 북클럽 1
조앤 바우어 지음, 하창수 옮김, 박정인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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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많은 가정의 문제는,

결혼이란 제도의 결속과 구속력이 동양의 그것보다 많이 낮아서

이혼율이 높고 그에 따라 편부모 가정이 많다는 것에 상당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서문화사의 ABE 시리즈라는 청소년 문학 전집에서도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사춘기의 예민한 시기에 그들이 겪는 미묘하고 아픈 감정을 다룬 책이 있었고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우리 나라에서도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이혼이란 사건이 부부 당사자 뿐만 아니라

그 부부가 속해있었던 가족 구성원 전체,

특히 자녀에게 끼치는 영향이란 엄청 지대하며

청소년 기의 아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며

그 결과는 때에 따라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른다.

따라서 그들의 심리가 안정될 수 있게 돕고,

비록 가족의 외형이 깨졌다 해도

피로 연결된 그 가족의 본질은 상하지 않아 아이들의 정신 세계가 안좋게 깨어지는 것은 예방해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제목에서 보듯이,

192센티미터의 거인이지만 어쩔 수 없는 열두 살의 정신 세계를 가진 소년이다.

부모는 막 이혼했고

비록 아빠와 엄마가 더 이상 사이좋은 모습으로 가정을 꾸릴 수 없을 거라는 걸

이성적으로는 받아 들인다 한들,

감성적으로는 좋았던 과거를 스스로는 지워버릴 수 없는 나이이다.

큰 몸집을 가졌지만 아직 사고는 작은 아이인 아이러니를 가진 소년, 트리가 주인공이다.

트리는 여리고 착한 아이지만 또한,

그 나이의 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이

자신의 덩치에 맞는 운동 신경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특히 형들과 비교하여-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못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한 가치관의 혼란으로 갈피를 못 잡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 식구였던 늙은 강아지가 죽을 뻔 한다거나

마을에 큰 홍수가 난다거나 하는 사건과 함께

새롭게 학교로 전학 온 왕따 소녀와

베트남 전 참전 용사로서 장애를 가지게 되지만 삶과 죽음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 할아버지,

라는 두 친구 덕분에 점차 자신의 가치관의 중심을 잡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며

키와 같이 정신도 자라나는 모습을 보인다.

 

크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트리의 내면의 성장 과정이 소소하게 잘 그려진 책을 보면서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는 즐거운 책이다.

12살 소년이 아픔을 딛고 밝게 자랄 거라 의심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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