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뒷모습
최인호 지음, 구본창 사진 / 샘터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최인호의 가족 연작의 단행본 마지막 권을 다 읽다.

30년이 넘게 매달 연재되어 400회가 넘어까지 죽 연재된 이 연작 소설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독특한 자서전인데,

보통 삶의 어느 시점에 와서 과거를 회상하여 쓰게 되는 자서전과는 달리,

그 시점시점마다의 현실성있는 서술을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또한 자신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의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어느 한 사람의 자서전 만으로 보기에는 조금 다른 점도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우연히 알게 되어 읽기 시작한지 몇년 만에 아홉 권 단행본을 모두 읽게 되었는데,

짬짬이 한편 한편 읽어 내린 이 연작이 내게 갖는 매력은 참으로 크다.

 

그것은,

작가인 최인호가 내 아버지 또래라는 점과 당연히 그 점에서 유추 가능하듯이

그의 자녀들이 내 또래라는 점에서 비롯하는데,

따라서 이 이야기는 나와 내 부모님의 이야기라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생생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젊은 시절 모습은 내가 알지 못하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과 같고,

그의 자녀들의 어린 시절과 성장해 가는 모습은 다름아닌 내 모습이 그대로 비춰진다.

그렇기에 크게 공감하게 되고,

또한 작가가 이 작품을 처음 연재하던 시기의 그의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하여

앞으로 내가 살아갈 모습의 보편성과 깨달음을 미리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형제애.

자식과 손주에 대한 무한한 내리 사랑.

그리고 그의 반려자에 대한 또한 큰 사랑.

이 모든 사랑은 결국 '가족'이란 이름으로 엮여 있는,

(카톨릭 신자인 작가의 신념으로 본다면) 하느님이 내리신 인연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사랑으로 귀결되어 결국 삶이란 하나의 가족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힘겨운 암 투병중인 작가.

그가 기운을 차려 다시 투병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새로운 연재가 가능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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