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수원에서 고향집 대구로 이사하는 관계로 두 번씩이나 이삿짐을 꾸린다. 그런 와중에 현재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와 지금은 아니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항상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다 손에 든 책이 김규항씨가 쓴 <B급 좌파>이다. 한쪽 벽 구석에 쳐 박아 놓아 한여름의 장마로 인해 생긴 곰팡이와 함께 내 뒹굴던 책을 올 한해 힘겹게 살아온 나자신인양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웠다. 간밤에 <B급 좌파>를 다시 한번 읽으면서 과연 지금의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지 나 자신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또한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을 한없이 뒤돌아보게 하는 거울의 역할을 그니의 책은 주저하지 않았다.책을 산지도 꽤 되었고 책을 읽은 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어젯밤 새롭게 다시 한번 읽은 그니의 책은 항상 나 자신을 그 어떤 것에도 눈치보지 않는 열정의 나이로 인도하였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양심과 타인의 양심을 함께 생각게 하는 삶의 긴장감도 함께 안겨 준책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참으로 나에게 성경과 같은 책이다). 마지막 한가지 저자가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엑스포'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은 그니와 내가 함께 가질 수 있는 추억이 아닐까 싶다. 참 아직 이사 준비를 다하지 않았는데...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