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권력 - 개마고원신서 26
강준만.권성우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문학 위기설이 나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영상 매체의 위력에 점점 축소되고 있는 문학. 그런데 문학의 권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책이 한권 있다. 이 시대 최고의 문제적 논객 강준만이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문학 부분에 비판의 칼을 들었다.

2000년도에 <인물과 사상>을 한 1년간 정기 구독한 적이 있었다. 그때 강준만이랑 김정란 등이 남진우랑 붙었었다. 이 책은 아마도 문학적 지식의 부족으로 자신의 논리를 전부 펼치지 못한 강준만이 공부를 더해서 써낸 책으로 보여진다. 책 출판일이 2001.12월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추측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책 이후에 2002년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문단의 문제에 대해 비판한 단행본으로는 이 책이 시발점에 서 있다.

두 명의 공동 저자로 된 책이지만 책의 분량에서 권성우의 글이 차지하는 바는 매우 적다. 이 책의 실질적인 저자는 강준만으로 보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이 책이 좋은 책이냐? 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강준만은 자신의 저술의 절반이상을 자신의 의견을 좋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다른 텍스트의 인용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저자는 그동안 문단의 문제제기를 한 많은 문학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문학권력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유는 없지만 실랄한 비판이 제기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상은 실로 다양하다. '창작과 비평','문학과 사회','문학동네'와 같은 문예지, '민음사', '창비', '문지', '문동'과 같은 출판사, 또, 이런 주요 문예지의 편집인으로 있는 비평가들과 이문열과 같은 출판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문학인들, 문예지와 연계되어 있는 언론(예 조선일보), 출판사나 언론에서 주간하고 있는 각종 문학상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이 책에서 우리의 문학을 저해하는 요소로 문학 권력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저자의 의견을 100% 수용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위의 요소들이 지적을 받고 있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강준만의 단점이자 장점인 직설적인 화법은 책을 빨리 읽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단행본이 문학을 하는 어떤 사람에 의해서 출판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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