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다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다
박누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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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미술관을 다녀왔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그림들을 바라보면서 때로는 감탄이, 때로는 궁금증이 일었다.
홀로 그림을 해석하면서 누군가 옆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 그림의 배경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림이란게, 예술이란게 그렇다.
그냥 내 감각으로 느낌으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배경을 알고 시대를 알수록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다.

가령 표지 속의 저 여인은 어떨까?
주변인에게 '이 그림 어때?'라고 물었을 때
'왠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생각나는데?'라는 대답을 들었다.
나 역시 처음 이 그림을 접했을 때  '참 미인이다.. 표정이 어두워 보이네..'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그림의 배경을 알고 난 후엔 저 무표정이 너무나도 처연해서 슬펐고,
슬픔을 머금은 그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참고로 잘 알려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구도는 이 초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미술을 향한 훌륭한 입문서이다.
작가가 여는 글에서 가슴으로 느끼기엔 벅찼던 그림들을
가볍고 쉽게,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과연 책 속에서 시대나 사조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들을 이것저것 소개하며
그림의 배경에 대한 설명과 그 시대의 일상사, 때론 자신의 일상에 대해
격의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글솜씨도 뛰어나서 그녀의 에세이 덕분에 그림들을 더 쉽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인쇄된 활자로 먼저 접해서 그런지 - 출판된 책이어서 그런지 -
감상적이고 두서없는 글의 흐름이 아쉬울 정도로 가볍게 여겨지는 건 사실이다.

(만약 블로그를 통해 먼저 이 글들을 접했다면 무척 감탄하며 정기적인 이웃이 되었겠지)


그래도 분명한 건 이 책을 읽고 난 후,
항상 미술이란 분야에 적잖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내가
좀더 여러 작품들을 접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는 것이다.

단지 내 느낌으로 감상하는데 만족하는게 아니라
좀 더 깊이있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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