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도 ‘세계명작’이라는 책들을 펴면 비현실적일 정도로 지고지순한 사랑, 추상적 선악론(우리 정서에는 낯설기만 한), 여성에 대한 대상화와 비하가 눈 아프도록 밟히는데 말이다. 어린이가 주인공이면 동화, 라는 식의 분류 체계는 도대체 누구의 잣대인지. 이 작품은 ‘마술적 리얼리즘’에서 <백 년 동안의 고독>같은 소설이나 <집시의 시간>같은 영화에 맞먹는다.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한 한동안의 환상 속 비행, 끝부분의 반전, 하지만 현실 속에 여전히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환상의 맥(脈)을 놓지 않는. 판타지라는 장르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에게도 필독서. (이 책도 예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절판된 ‘에이스 시리즈’라는 전집에 들어있던 <톰 깊은 밤 13시> 버전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번역도 그렇고, 스산한 흑백 그림도 예쁜 컬러 원화보다 왠지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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