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
토우메 케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만화를 일단 빌려보고, 다시 보고 싶어지면 서점에 가서 산다. 하지만 서점까지 갔다가 다시 한번 훑어보고 '그때 내가 뭐에 씌웠었나 보다...'하며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 사 놓고 몇 번 보다가 '이젠 별로 재미없네' 하면서 구석에 처박아 두기도 한다. (주로 십대 때 산 만화책들이 이런 경우인데, 그때는 그림 예쁜 거 사는 게 남는 거라고 생각하여 카오리 유키나 쿠수모토 마키의 작품들을 주로 모았다.)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는 산지 꽤 되었지만, 한 번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 드문 만화 중 하나다. 볼 때마다 새로운 요소가 발견되고, 만화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녹화해둔 드라마 테잎을 틀어 보는 것 같다. 이차원보다는 삼차원 영상의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컷마다 느껴지는 작가의 세심한 구도잡기(이 작품과 그 외 여러 작품에서 사진과 영화를 다루고 있는 것을 볼 때 작가는 그쪽에 취미를 가진 듯하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성격 때문일 것이다. 남자주인공 우오즈미는 언뜻 보기에 별 볼일 없는 백수같지만 사실 착하고 자신에게 솔직해서, 여자가 꼬이는 것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여자가 보기에는, 친구이건 뭐건 곁에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남자애랄까. 쾌활하고 외향적으로 보이지만 오래 전 첫사랑의 죽음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는 약한 구석을 지닌 시나코, 다혈질이고 감정적인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솔직하고 담백할 수 있는 하루 같은 여자 캐릭터들도 정말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다. 연애물 만화로선 최고 수작에 속하지 않나 생각한다. 취향이 극과 극으로 갈라질 만화라서,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궁금한 점. 글 위에 쓴 제목이 이 만화의 영어제목인데,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비틀즈의 노래를 뜻하는 건지.? 끝날 때쯤엔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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