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탁류는배경의 설정과 작가의 탁월한 문장력으로 시대적 배경에 따른 낯선 어휘들로 인해 많은 언어 의미적 고찰을 갖게하여 몰입하기가 다소 용이하진 않으나 식민지 자본주의의 아래에서 세속화되어가는 인간 군상과 그것을 이겨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비극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 수준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금강의 탁류는 넓은 관점에서 민족의 피땀과 희망을 앗아가는 일제의 수탈을 내포하고 있다. 맑던 금강이 탁류로 변하면서 정주사의 몰락과 그의 딸 초봉이의 비극적인생을 물살되어 흐르게 한다. 그런가하면‘백제 흥망의 꿈자취를 더듬어 피지배민족의 역사적 한도 담고 있다. ‘미두장’은 미곡을 수탈하려는 일제의 제도적 수탈소였기 때문에 작가는 그 ‘미두장’ 에 초점을 맞추어 민족적 한과 수난을 그려 나가고자 했다. 주인공들의 삶은 일본인들이 사는 거리와 조선 민족이 사는 거리가 지배와 피지배로 대별되는 어지럽고 탁한 시대속에서 시작된다. 신구지식을 습득해 군청서기로 일하다가 미두장 하바꾼으로 전락한 몰락한 양반의 후예인 정주사는 약국의 여점원으로 있던 그의 딸 초봉이를 망해가는 집안을 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고태수와 결혼을 시킨다. 그러나 고태수는 파산한 인물로 후에 이웃집 여자와 간통을 하고 맞아 죽게 된다. 그리고 초봉이는 고태수 옆에 항상 있던 장형보에게 겁탈을 당하고 만다. 그렇게 지내던 초봉이는 서울로 올라가 약방주인이었던 박제호를 만나게 되고, 예전부터 초봉이를 맘에 둔 박제호는 그녀를 첩으로 삼는다. 하지만 박제호에게도 버림을 받은 초봉이는 꼽추 장형보의 아내가 되지만 딸을 구박하는 그를 죽이고서 살인자가 되는 비극을 맞는다. ‘탁류’에서 탁류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그 당시의 지독한 궁핌함과 그 속에서 갈등을 빚는 가치관과 도덕적 혼란이다. 시대가 다르고 세상이 다르다고해서 인간삶의 궁극적인 가치는 변할 수 없다. 기족이란 울타리속에서 건강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추구하며 나아갈 때 사회도 건전하고 건강해져 비로소 비극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장치이자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