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란 무엇인가?! 『템테이션』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너무나 생생하고 중독적인 소설! '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깝지만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

『템테이션』  뒤쪽 겉표지에 있는 말이다. 이 말에 공감하는게 얼마만인지!

책을 받고 개인적으로다가 너무 바빠서 100페이지 가량 읽다가 멈췄었다. 그러다 어제 다시 책을 들었는데 결국 그 자리에서 다 읽고야 말았다.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남은 페이지가 왜 이렇게 빨리 줄어드는 건지, 중반을 넘어가면서 부터  책이 끝을 달리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초조해졌다.

『템테이션』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더글라스 케네디 그 자체였다.

한 사람의 깊은 심리묘사, 그 심리묘사때문에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감정이입 하고, 책속의 한구절 한구절마다 생각하게 만들면서,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로 엄청난 몰입성과 가독성을 자랑하는 글이었다. 거기에 '빅픽쳐'에서 느꼈던 책을 덮는 순간까지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묘함까지 갖춘 매력적인 책이였다.

『템테이션』은 1부와 2부로 크게 나뉘어 있는 책이다.

1부에서는 10여년의 무명 방송 시나리오작가였던 데이비드! 그가 쓴 <셀링유>가 드라마화 되고 인기를 끌면서 일명 할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큰 돈을 손에 쥐면서 많은 부자들과 방송계 사람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해대며, 성공하는 만큼 사람이 변하는 건 당연하다는 듯 무명시절을 함께했던 아내와 이혼을 하고 방송국 이사와 사귀는 등 대스타작가가 된다.

그러던 중 억만장자 필립 플렉이 데이비드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베낀 시나리오를 보내 온다. 그리고 필립의 섬으로 초대되어 어마어마한 돈과 함께 영화시나리오 공동작업을 제안해 온다.   

1부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이비드의 인생을 묘사하고있다. 

갑작스럽게 성공한 데이비의 행복감과 그 안에 숨겨 있는 불안감, 바람을 피우면서 느끼는 죄책감과 전처인 루시와의 갈등, 억만장자 필립과의 만남과 견제등이 잘 그려져있다. 

각각의 캐릭터의 모습들은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 나갈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리고 독자인 나는 이미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에 반쯤 매료되어있었다. 1부가 막바지에 달려가는 순간! 이때부터 책을 손에서놓을 수 없었다. 

2부에서는 성공한 대스타가 얼마나 쉽게 망할 수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였다.

데이비드는 어느날 갑자기 무명신문의 한 기자때문에 표절시비에 휘말린다. 데이비드와 그의 주변사람들은 표절 시비를 잘 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그일을 발판으로 데이비는 빠르게 내리막길에 올라선다.

대스타 작가가 된지  2년만에 할리우드에서 반강제로 추방되고,  믿었던 친구라는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등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데이비드 !

2부에서는 나락의 끝을 달리는 데이비드의 심리묘사가 압권이다!

그의 좌절과 불안함 그리고 고립과 외로움, 앞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이 읽는 나에게도 안타깝고 두려울 정도로 잘 묘사가 되어있었다. 

『템테이션』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한사람의 성공과 실패. 욕망과 좌절, 기회주의적이고 이기적임, 자본주의 사회의 잔인함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작가는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가장 평범했던 모든 것들을 잃고, 많은 돈을 벌고 명예를 얻고 모두에게 선망이 되는게 과연 성공일까?   

'그러나 그런 질문을 던져도 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지금의 나처럼. 그래도 답 하나는 얻을지 모른다. 역시 지금 내가 스스로를 타이르며 말하는것 같은 답을. 그런 불가능한 질문은 아예 생각하지도 말자. 『템테이션中 452쪽』  

 책에 이런 말이 있다. 딱 맞는 말이다. 지금 현재 내게 가장 중요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게 맞는 것같다. 멀리 내다볼 필요도 과거를 후회할 필요도 없다고  성공이라는 단어에 막연한 나의 생각에 답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무튼 개인적으로 『템테이션』 이야기의 전체적흐름은 평범했다. 짜릿하게 큰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말이 특이한것도아니였다. 하지만 가장 평범한것이 가장 재미있는 법! 그안의 다양한 인물들의 묘사와 숨어있는 이야기가 읽는 내내 즐겁게 했다. 또 주인공 데이비드의 상황을  통해서  내안에 많은 질문들을 던져 주었다. 아마 그 질문은 읽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같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 

개인적으로 그의 전 번역작 '행복의 추구'는 평이했는데 이번에는 그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빅픽처를 능가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빅픽처 만큼 재미있다!